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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부실 사전차단 경기연착륙 유도 의지
입력2004-05-02 20:50:31
수정
2004.05.02 20:50:31
과열양상 진정 안될땐 고강도대책 또 나올듯
중국정부가 갈수록 심화되는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대출중단이라는 고강도 조치를 꺼내 들었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가 일반은행에 투자과잉 업종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도록 지시한 것은 투자과열을 방치할 경우 경기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이 같은 대출중단에 이어 경기과열 양상이 지속될 경우 금리인상 등 보다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4월30일 유럽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해결하기 위해 강경하고 효과적인 수단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서 강경하고 효과적인 수단이란 바로 금리인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일부 경제학자들은 중국 인민은행이 이달 중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을 정도다.
◇철강 등 투자과잉 업종에 직격탄=이번 대출중단 조치로 철강ㆍ전해알루미늄ㆍ시멘트ㆍ부동산ㆍ자동차 관련 기업의 신규투자가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과열투자 업종에 대한 기존대출 회수 가능성도 높아 투자의욕은 급속히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종에 대한 대출중단과는 달리 중국정부는 에너지 및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대한 대출은 우선적으로 집행하도록 은행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서부지역이나 동북 3성 등에서의 투자계획은 큰 차질을 빚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대출억제 통한 경기 연착륙 유도 목표=은행감독위원회가 일반은행에 내린 대출중단 지시는 과잉투자에 따른 경기과열을 방지하는 동시에 은행 부실을 사전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은행의 대출을 억제함으로써 수요증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를 억제하는 한편 은행의 부실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 실제로 은행감독위원회의 대출중단 지시 대상은 중국 전체 은행대출 가운데 90%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철강 등 설비투자과잉 업종에는 사실상 모든 은행이 신규대출을 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대출자격을 5단계로 나눠 부실자산 발생을 억제하는 동시에 부실대출 총액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은행이 정부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할 경우 은행의 부실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금리인상 다시 도마에=중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 총리의 발언 이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노동절 연휴가 끝난 후 1년 대출금리를 현행 5.31%에서 5.81%로 0.5%포인트, 예금금리는 1.98%에서 2.23%로 0.25%포인트씩 올릴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이와 관련해 인민은행은 금리인상 논의가 이루어진 적이 없다고 일축했으며 중국정부의 과열방지 대책에도 금리인상은 빠져 있다. 그러나 기업 대출에 대한 통제로도 경기과열을 막을 수 없다면 중국정부는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규대출 중단, 은행권 부실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상향 등의 강력한 조치 이후 시장에 약발이 먹힐 수 있는 것은 금리인상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95년 7월 이후 금리를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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