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세탁소가 3만~4만개 정도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가맹점 3,000개까지는 무난히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00호점을 돌파한 세탁 전문 프랜차이즈 크린토피아의 이범택(58) 대표는 크린토피아의 성장 가능성을 이 같이 설명했다. 치킨 등 외식업종을 제외하고 서비스업종의 프랜차이즈가 가맹점 1,000개를 돌파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현재 크린토피아의 가맹점 수는 1,250개. 오는 2012년 가맹점 2,000개와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목표다. 크린토피아가 이처럼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저가격과 고품질을 바탕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했기 때문. 크린토피아에서는 900원이면 와이셔츠 1벌 세탁에서 다림질까지 이뤄진다. 신세대 맞벌이 주부나 혼자 살고 있는 남성들에게 특히 인기다. 이 대표는 "크린토피아의 세탁비용은 일반 세탁소에 비해 20~30% 정도 저렴하다"며 "저렴한 비용은 세탁 자동화 덕분"이라고 말했다. 세탁업에서 비용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해결한 것. 크린토피아는 대리점에서 빨래감을 모아 세탁 공장으로 보내면 세탁 후 다시 고객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세탁업에서는 드라이크리닝 세액도 중요하다. 세액이 깨끗해야 세탁물이 역오염되는 일이 없다. 이 대표는 "일반 세탁소에서는 세액 관리가 허술한 곳도 있기 마련이지만 크린토피아는 증류 시스템과 첨단 필터 사용 등 철저하고 위생적인 세액 관리로 세탁 품질에서도 앞서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크린토피아는 또 모피와 가죽 의류는 물론 이불, 구두, 운동화 등 집에서 세탁하기 힘든 빨래 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예전엔 와이셔츠는 항상 물세탁만 생각했지만 지금은 크린토피아 전체 세탁 물량 중 26%를 차지할 만큼 와이셔츠 세탁이 보편화됐다"며 "세탁소에 맡길 생각을 못했던 운동화와 구두 역시 전체 세탁 물량의 5~6%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크린토피아는 앞으로도 새로운 품목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세탁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세탁시장의 확대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세탁시장의 성장성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의류 자체와 소재가 점점 고급화되면서 집에서 세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다 여성들의 사회생활도 늘고 있어 세탁시장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류 탈색 및 염색 가공업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 대표가 세탁 프랜차이즈로 눈을 돌린 것은 일본 출장에서 세탁 편의점을 접하게 되면서부터. 일본은 대리점에서 세탁물을 수거해 기계화된 공장에서 세탁하는 세탁편의점이 전체 세탁업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동네 세탁소에서 수작업으로 세탁을 하는게 대부분이었다. 이 대표는 "섬유를 잘 아는 인적자원과 기존에 운영하던 섬유가공 사업의 노하우를 활용하고 기계화,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면 사업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크린토피아의 창업비용은 임대료를 제외하고 5~7평 기준으로 약 1,300만원 정도가 든다.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데다 전문적인 기술도 필요 없어 창업을 희망하는 주부들에게 인기가 많다. 현재는 가맹점주의 70~80% 정도가 여성이지만 젊은층과 남성 창업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가맹점들의 평균 연매출은 약 7,500만원, 대리점 마진은 평균 약 40% 정도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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