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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영 잘하랬더니 정치로 내뺀 공기업 사장들

정창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취임 9개월 만에 중도 사퇴했다. 강원도지사 선거 때문이다. 5일에는 "강원도를 위해 헌신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출마 의지를 밝혔다.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국민 열망에 부응하고 더 큰 성공의 기회를 위한 투자와 혁신에 매진하겠다"던 취임 때의 다짐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경영 잘하라고 사장 자리에 앉혔지만 마음은 예전부터 콩밭에 가 있었나 보다.

잿밥에만 관심 있는 공기업 사장은 하나둘이 아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은 대구 서구청장에 도전하기 위해 그만뒀고 강원랜드 사장도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가겠다며 자리를 박찼다. 공기업 사장을 정치 진출을 위한 다리쯤으로 여기는 이는 알려진 것만도 5명이 넘는다. 경영을 잘한 것도 아니다. 직원 자녀의 영어캠프 지원에 96만원을 쏟아부은 곳이 있는가 하면 채용세습이나 성과급 잔치를 한 곳도 있다. 경영혁신을 위한 노력은 눈 씻고 봐도 찾기 어려웠던 인물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니 기막힐 노릇이다.

이 모든 원인은 잘못된 공기업 인사에 있다. 경영능력이나 전문성보다는 대통령이나 여당의 입맛에 맞는 이를 사장에 앉히다 보니 혁신이나 개혁에 관심이 있을 리 없다. 위에만 잘 보이면 '더 큰 성공'이 기다리고 있으니 틈만 나면 정치판을 기웃거릴 수밖에. 제대로 된 경영은 애초부터 무리였다. "인천공항 사장의 중도사퇴는 현정부의 인사난맥을 보여주는 사례"라던 민주당 의원의 지적이 틀린 건 아니다.



공공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공기업을 한낱 개인의 입신양명 수단으로 내버려 둘 순 없다. 기업과 국민·정치인 모두에게 피해만 줄 뿐이다. 무책임하게 경영한 이가 정치를 잘할 리 없지 않은가. 가뜩이나 팽배한 정치불신만 키울 따름이다.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고 경영혁신 능력과 전문성으로 사장을 뽑는 것뿐이다. 공기업 인사혁신이 필요한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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