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송현칼럼] 평생교육은 사이버교육으로

서태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교육학자가 말하는 세 가지 교육이 있다. ‘전인(全人)교육’ ‘자기교육’ 그리고 ‘평생교육’이 그것이다. 그중 특히 평생교육에 대해 생각나는 것이 있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평생공부의 중요성은 2,000년 넘게 강조된 이야기일 것이다. 얼마나 중요한 것이어서 헌법에서까지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을까. 정규ㆍ비정규를 막론하고 모든 교육활동은 한 개인의 평생에 걸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가에 대해서는 방법이 구구하다. 그저 자기가 알아서 열심히 하라는 정도로 이야기하는 것이 주류를 이룬다. 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전문 자격사는 평생 동안 전문교육을 받아야(공부를 해야) 자격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세다. 공인회계사도 ‘계속적 전문능력 개발(CPD)’이라 하여 평생 교육받아야 개업할 수 있는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도 국제회계사연맹(IFAC)의 기준에 맞춰 연간 40시간 이상의 전문교육을 받게 돼 있다. 이를 위해 공인회계사회는 지난 50년간 수준 높은 전문 교과목을 각자 40시간 이상 공부할 수 있도록 편성해왔으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유익한 강좌를 개설해도 시간과 장소의 제약으로 교육혜택이 골고루 분배되는 것이 불가능했다. 교육 대상이 되는 공인회계사 수가 1만명을 넘다보니 이는 더욱 어려워졌다. 공인회계사회는 고민을 거듭하다가 교육방식의 골격을 바꾸기로 결단하고 한달 전부터 사이버(cyber)교육을 시작했다. 우리나라가 정보기술(IT) 강국인데 ‘공인회계사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는 자기 성찰이었다. 그중 하나로 우리 회는 몇 달 걸려서 사이버교육을 개발했다. 많은 사람이 애를 먹었지만 막상 시작하고 나니 한달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회원들로부터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공인회계사 각자는 편리한 시간과 장소, 필요로 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해 공부하고 필수 학점(시간)을 따게 됐다. 어디서든 인터넷을 열기만 하면 공부할 수 있게 됐으니 유비쿼터스 시대를 실감하게 된다. 30분마다 시험을 치도록 시스템이 설계돼 있으므로 정신 차리고 공부해야 학점을 딸 수 있다. 시험에서 실패라도 하게 되면 재수강을 해야 하는 엄격함이 있다. 혹시 게으른 회계사가 있어서 남을 시켜 대리로 학점을 따려 해도 강의 내용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으면 시험에 통과하기 어려우니 자기가 직접 공부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온 국민이 여러 분야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공부하면 국민 전체의 지력(知力)이 향상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소개 겸 제안하는 것이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추진하는 IT-839정책에도 동참해 경제대국으로 가는 길에 함께 가는 기쁨도 누리게 될 것이다. ‘생존력’ ‘경쟁력’ 등이 이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다. 경쟁에서 이겨야 생존할 수 있는 사회가 됐기 때문일 것이다. 군사적 경쟁력으로 국가의 존립이 가능하듯이 생산의 경쟁력으로 기업의 생존이 가능한 세상이 됐다. 지식기반사회에서의 경쟁력은 ‘지식의 힘’에서 나온다. 지식의 수준을 높이고 널리 확산하는 것이 생산(사회)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일 것이다. 그러면 무엇으로 지식을 널리 확산할 것인가. 그것도 평생 동안. 아마 사이버교육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유력한 대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무한히 넓은 사이버 공간에서 모두가 편리하게 공부하며 살아가는 방법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교육을 장소와 내용에 따라 ‘학교교육’ ‘사회교육’ 등으로 구분해왔다. 이제는 ‘사이버교육’을 하나 더 추가해야 하겠다. 사이버교육에는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의 상당부분이 흡수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보다 새롭고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사회는 지식기반사회가 되고 우리나라도 강국이 되자면 지식을 많이 가져야 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흔히 ITㆍBTㆍNT 등 ‘T’자 돌림의 첨단 지식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과학자나 공학자들이 하는 것으로서 자기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그 나라의 지력은 그 나라 국민이 가진 지식의 수준과 지식의 총량, 그리고 이들의 네트워크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높은 수준의 지식은 과학자의 몫이지만 지식 총량의 확대와 네트워크의 확충은 국민 모두의 몫이라 할 것이다. 최근에 와서 지식과 정보는 양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진부화의 속도 또한 엄청 빨라졌다. 이를 따라가자면 사이버교육만 한 것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교육의 장을 학교교육ㆍ사회교육에서 사이버교육으로 적극 확대할 것을 제안하는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