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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잡을 日자위대 함정까지… 심상찮다
중일전쟁 소문에 사재기 소동도■ 중국서 동시다발 반일 시위중국인 절반 이상 "전쟁 가능성 높아"미, 양국 국방회담서 "평화적 해결을"
베이징=이병관특파원 yhlee@sed.co.kr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댜오위다오 사태로 반일감정이 악화하고 있는데다 만주사변 기념일까지 겹치면서 18일은 중국에서 전국적인 일본 규탄 및 성토의 날로 변해버렸다.
베이징 시내 양마차오루에 있는 일본대사관 앞에는 이날 아침부터 5,000여명의 시위대가 '댜오위다오는 중국 땅'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집결했으며 일부는 플라스틱 물병과 계란을 대사관 안으로 던졌다. 시위대는 정문 앞 7차선 대로를 가득 메웠으며 폭력사태를 우려한 중국 당국은 정문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무장경찰이 시위대의 접근을 차단했다.
이밖에 상하이에서도 4,000여명의 시위대가 일본 총영사관에 모여 일본의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를 비난했으며 만주사변이 시작된 선양에서는 6,500여명이 훼손된 일장기와 'X'자가 덧칠해진 일본 총리의 사진을 들고 항의했다. 만주사변은 지난 1931년 9월18일 일본군이 남만주 철도를 폭파한 뒤 이를 중국의 소행이라고 규정하고 민간인을 대거 학살한 뒤 중국 동북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침략에 나선 사건이다.
이날 사변을 기념하기 위해 오전9시18분 중국 전역에서 희생자 추모 차원에서 사이렌이 울렸다. 도요타ㆍ닛산ㆍ캐논 등 제조업체를 위시한 일본 기업들은 폭력시위를 우려해 아예 공장을 닫거나 영업을 중단하는 곳이 속출했다. 일본 백화점 업체인 이토요카도는 전일 청두의 40개 매장 문을 닫은 데 이어 이날도 베이징 등 주요 도시의 13개 매장 문을 걸어 잠갔다. 상당수 일본 편의점은 시위의 타깃이 될 것을 우려해 중국 오성홍기 등으로 상점 로고를 가리기도 했다.
중국 노동조합총연맹은 대일 항의의 표시로 전국 지부 산하 근로자의 파업시위를 유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닛케이가 보도했다.
일부 도시에서는 중일전쟁이 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소금 사재기가 발생했다. 홍콩 싱다오르바오는 댜오위다오 분쟁으로 중국과 일본이 전쟁을 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저장성 원저우의 일부 주민들이 마트 등에서 줄을 지어 소금을 대량 구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소금판매상은 "어제 하루 동안 100여박스의 소금을 팔았고 어떤 사람은 한꺼번에 6박스의 소금을 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무려 52%가 중일 간 전쟁 가능성이 높다고 답하는 등 중국인의 반일감정이 극단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위의 발단이 된 댜오위다오 해역에는 또다시 중일 해상충돌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댜오위다오 인근 해역에서 중국 어업감시선 1척이 포착된 가운데 지난 17일 푸젠성 등에서 출발한 1,000여척의 어선이 합세할 예정이어서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000여척은 선발대에 불과하며 총 1만여척의 어선이 댜오위다오로 향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일본도 해상보안청의 능력을 넘어선 충돌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자위대 함정을 댜오위다오 인근 해역으로 이동시키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같이 일촉즉발의 중일 해상충돌이 우려되는 가운데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중국을 방문해 이날 량광례 중국 국방부장과 회담을 갖고 현재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을 비롯, 미국이 동아시아 해상 분쟁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전달했다. 또 해상 분쟁은 반드시 외교적 수단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네타 장관은 19일 시진핑 국가부주석과의 면담에서도 미국의 아시아 개입정책에 따른 아태 지역 내 미군 시설 및 인력 증강배치와 관련된 중국의 우려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댜오위다오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종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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