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2016년에는 더 뜨거워진다. '골프여제' 박인비(27·KB금융그룹)를 필두로 올해 역대 최다인 14승을 합작한 막강 코리안군단에 또 한 명의 스타인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합류한다. 월드 넘버원 복귀를 벼르는 박인비와 국내 1인자에서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는 전인지의 활약은 벌써 골프팬들을 설레게 한다.
이 같은 기대감 속에 골프 관련 미디어 종사자들이 새해 한국 골프계 '파워 인물'로 박인비와 전인지를 첫손에 꼽았다. 박인비와 전인지는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이 27일 발표한 '2016년 한국 골프계를 움직일 10대 인물'에서 각각 1·2위에 올랐다. 이 순위는 국내 주요 일간지, 전문지, 방송사의 골프담당 기자와 PD 등 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로 작성됐다. 각 응답자가 1~5위로 지목한 5명에게 5~1점씩 차등 부여해 합산으로 순위를 매겼다.
2014년 처음으로 1위에 올랐던 박인비는 지난해 2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가 2년 만에 1위에 복귀했다. 박인비는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각축 끝에 세계 2위와 LPGA 투어 상금 2위로 올해를 마감했지만 그녀가 이룬 위업은 순위보다 훨씬 빛났다. 2013년 3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의 괴력을 발휘한 박인비는 올해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제패,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미국 LPGA 투어의 5대 메이저 중 4개 이상에서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지금까지 단 6명만이 기록한 대기록이며 아시아 선수로는 박인비가 최초로 이뤄냈다.
기록의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시즌 막판에는 LPGA 명예의 전당 회원 자격을 갖췄다. 시즌 5승(통산 17승)을 올렸고 평균타수 1위를 거머쥐어 명예의 전당 가입에 필요한 포인트 27점을 모두 채웠다. 2016년에 10시즌 이상 활동이라는 마지막 조건까지 충족시키면 박인비는 박세리에 이어 한국인 두 번째로 입회하는 영예를 안는다. 세계 1위와 상금랭킹 1위, 올해의 선수상까지 되찾아 완벽한 입회식을 치를 것인지 기대를 모은다.
2위는 전인지. 지난해 10위 안에 들지 못했던 그는 올해 눈부신 활약 덕에 첫 톱10 진입을 2위로 장식했다. 그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5승으로 상금왕에 오르며 국내 무대를 평정한 것에 그치지 않았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2승, 미국 LPGA 투어에서 1승을 보탰다. 국내외 8승 가운데 5승은 메이저대회(한·일 2승, 미국 1승)에서 거뒀고 그 중 US 여자오픈 우승으로 2016시즌 LPGA 투어 진출권을 얻었다. 해외 투어 우승 경험과 긍정적인 생각은 빠른 적응을 예측하게 한다.
이어 대한골프협회 수장인 허광수(69) 회장이 비(非)경기인으로는 가장 높은 3위에 올라 골프가 112년 만에 정식종목으로 부활한 2016 리우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한국 골프를 대표하는 대한골프협회의 허 회장은 올림픽 종목 채택 이후 선수들의 포상금과 대표팀 운영비용 등으로 쓸 올림픽 기금 20억원을 마련했다. 협회는 일찌감치 리우의 올림픽 대회코스를 답사하는 한편 대표팀 코치 선임을 놓고 고심하는 중이다.
4위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한국인 맏형 최경주(45·SK텔레콤)가 이름을 올려 건재한 베테랑의 파워를 보여줬고 구자용(60)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회장이 KLPGA 투어의 인기몰이 속에 5위로 뽑혔다.
류진(57) 풍산그룹 회장이 6위였다. 인터내셔널팀-미국팀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의 아시아 최초 유치에 앞장서고 대회조직위원장으로서 성공적인 개최를 이끈 류 회장은 한국골프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7위에는 양휘부(72) 제17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이 올랐다.
올해 12개 대회 개최에 그친 남자프로골프 투어의 중흥에 대한 바람이 득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올림픽 출전이 유력한 올해 유럽 투어 신인왕 안병훈(24·CJ오쇼핑)이 8위, 최근 열린 KLPGA 투어 2016시즌 개막전에서 우승하며 국내 무대 장악을 예고한 장타 여왕 박성현(22·넵스)이 9위, 올해 일본 남녀 프로골프 투어를 통틀어 역대 최다 상금 기록을 세운 이보미(27)가 10위에 자리했다.
이번 선정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2016년 1월호에 소개된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