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우리 국회격) 상무위원회는 27일 오후 모든 국민에게 전면적인 두 자녀 출산을 허용한 ‘인구계획생육법 수정안’을 심의·통과시켰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 새로운 법률은 내달 1일부터 발효된다. 수정안은 기존 조항을 변경, 전면적 두 자녀 정책을 전국적으로 통일성 있게 시행한다는 내용을 명확히 하고 한 부부가 두 자녀를 갖는 것을 장려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아이를 낳은 부부가 ‘계획생육기술서비스지도’(피임수술 등) 조치를 받아야 한다는 강제성을 띤 조항을 삭제하고 부부가 스스로 피임을 선택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애초 수정안 초안에 포함됐던 ‘모든 유형의 대리 임신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문구는 논란 끝에 삭제됐다고 중국언론들은 전했다.
중국의 산아제한법으로 불리는 ‘인구계획생육법’이 수정됨에 따라 35년 간 유지돼온 ‘한 자녀 정책’은 공식적으로 마침표를 찍게 됐다. 중국 시진핑 지도부는 지난 10월 개최된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8기 5중전회)에서 ‘전면적 2자녀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하고 법률 개정 작업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9천만 쌍에 달하는 중국인이 두 자녀를 낳을 수 있게 됐으며, 이 정책이 본격적인 시행단계에 돌입하면 매년 평균 500만 명가량의 신생아가 추가로 태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전인대 상무위는 이번 회의에서 ‘반테러법’도 심의해 통과시켰다.
중국이 국내외 테러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반테러법을 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법률에는 당국의 승인 없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테러 현장의 개인과 인질에 관한 개인정보, 당국의 대응을 전파하는 행위를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종교적 교리를 왜곡하는 수단으로 폭력을 옹호하는 극단주의에 반대하고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기업들이 중국정부에 인터넷 정보를 제공하도록 강제하는 규정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작년 3월 윈난성 쿤밍 기차역에서 29명이 숨지는 흉기테러가 발생하고 최근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가 중국 내에서 테러리스트를 모집하고 있다는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반테러법 제정을 서둘러왔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그러나 중국이 공개한 반테러법안에 대해 내용이 너무 포괄적이고 모호해 언론·종교의 자유 등 시민의 기본권과 기업들의 권리를 제약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해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외신 인터뷰에서 중국이 반테러법 제정 과정에서 미국의 정보통신기업들에 암호키와 비밀코드를 넘기라고 했다고 소개하며 중국 당국을 비난한 바 있다.
한편 전인대 상무위는 ‘반가정폭력법’(가정폭력 방지법)도 제정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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