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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APEC 릴레이 정상회담] 박근혜 대통령, AIIB 참여 여부 안밝힐 듯

시간 갖고 지분문제 검토

박근혜 대통령이 10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 측이 참여를 종용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이번에는 참여 의사를 전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우리 정부에 AIIB 참여를 요청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의 지분 문제가 걸려 있어 꼼꼼하게 내용을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참여 의사를 직접 전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참가국들과의 양해각서(MOU) 체결로 AIIB 설립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AIIB 가입 여부에 대한 우리 정부의 결정은 내년 상반기 중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MOU 참가국만 창립 회원국으로 인정한다는 규정이 MOU 내용에서 빠지면서 본협정 체결까지 좀 더 가입 실익을 따져볼 시간이 생겼기 때문이다.중국은 지난달 24일 AIIB 참가 의사를 밝힌 인도 등 21개국이 모인 가운데 MOU를 체결하고 자본금 500억달러 규모의 AIIB 설립을 공식 선언했다. 중국은 내년 말까지 본협정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AIIB의 운영을 규정할 협정문에 우리 정부의 입장도 반영하려면 협정문 협상에 참여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에는 가입 여부에 대해 우리도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AIIB 가입에 대한 정부의 가장 큰 고민은 지배구조 문제다. 현재 알려진 대로 중국이 과반 이상의 지분을 갖는 구조로 AIIB가 창립되면 한국은 적지 않은 자본금을 내고도 AIIB의 의사 결정에는 참여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지배구조에서 양보하지 않을 경우 AIIB 가입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며 "당장 우리의 속내를 공개하기보다는 아직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만큼 실익을 챙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IIB는 시 주석이 지난해 10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지원하자는 취지로 제안한 투자은행이다. 중국 베이징과 이라크 바그다드를 직접 연결하는 철도 건설을 포함해 역내 인프라 프로젝트를 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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