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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니 해킹 관련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검토

미국이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해킹사건과 관련, 북한을 6년 만에 테러지원국(State Sponsors of Terrorism)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 중이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미국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미국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북한을 겨냥한 여러 가지 ‘비례적 대응’ 옵션의 하나로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해 공식적인 검토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토결과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나라와 동맹, 그리고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국내외법에 따라 외교, 정보, 군사, 경제적 측면에서 모든 필요한 수단을 사용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가능성을 우회 언급하기도 했다.

국무부는 테러지원국 재지정 요건과 절차, 국내외적 영향 등에 대한 종합적 검토작업을 거쳐 이를 금융제재를 비롯한 다른 대응옵션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검토 중인 다양한 대응옵션이 나에게 보고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이번 범죄의 속성에 맞춰 비례적이고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옵션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대한항공(KAL)기 폭파사건으로 1988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랐지만 부시 행정부와 핵검증 합의를 이루면서 2008년 11월 명단에서 삭제됐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면 무역, 투자, 원조, 국제신용, 금융거래에서 후속 제재가 뒤따를 수 있다.

로버트 메넨데즈(민주·뉴저지)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은 19일 국무장관 앞으로 보낸 공개서한에서 “북한이 주요 다국적 기업에 대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가하고 예술적 자유를 침해하는 ‘국제적 검열’이라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한 것은 테러행위의 범주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이 상반기 펴내는 ‘테러리즘 국가 보고서’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미국은 소니 해킹사건에 따른 대북 보복조치로서 테러지원국 재지정 이외에 사이버 보복공격과 고강도 금융제재, 한·미 군사력 증강 등을 검토 중인 알려졌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는 다음 달 새로운 회기가 시작되는 대로 과거 방코델타아시아‘(BDA) 사건과 같은 초고강도 금융제재 법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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