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對北관계 근본부터 재검토하라

북한 핵실험 발표는 충격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국제사회가 그렇게 경고했건만 이를 무시하고 실험을 단행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만용이자 폭거다. 북한이 수없이 반복해온 민족공동번영과 평화는 상투적인 허구였음이 이번 실험으로 확인됐다. 한반도 평화가 벼랑 끝에 몰렸지만 정부는 대북정책을 근본부터 재검토하는 한편 핵실험 충격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빈틈없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가 처참하게 무너진 상황에서 그 동안 퍼주기로 일관해온 햇빛정책, 즉 북한 포용정책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민족공동번영이란 이름 아래 각종 행사 때는 물론 금강산관광이나 개성산업단지개발 등의 명목으로 많은 달러를 북한에 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북한이 막상 많은 돈이 드는 핵 개발을 하고 보니 우리가 준 달러가 개발 자금이 되지 않았나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처럼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까지 적화통일의 야욕을 버리지 않고 착착 준비를 진행하는데도 정부는 핵 개발이 일종의 ‘자위수단’이라고 안이한 생각까지 했다. 북한은 전혀 변하지 않았는데 우리만 변해 장밋빛 몽상을 한 것이다. 때로는 북한을 달래기 위해 자존심까지 죽이기도 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결과적으로 북한의 독선을 조장한 셈이 된 정부의 책임이 적다고 할 수 없다.

이제는 몽상에서 깨어나 남북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더 이상 ’달래기 정책’으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북한은 애초부터 대화상대가 못 된다. 대화는 주고 받을 때 가능한데 북한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준 것이 없다. 포용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 대북 핵 억제력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반도 긴장상태가 냉전시대로 돌아가는 것이 피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금강산관광과 개성산업단지 개발 등에 미련을 가질 때가 아니다. 남북관계를 재정립하고 국방태세를 완비하는 한편 미국은 물론 연쇄적으로 열리는 한ㆍ중ㆍ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한을 문책하고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단호하고도 적극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