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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기로에 선 개성공단] 입주업체 반응은…

"北요구 수용땐 원가 경쟁력 상실 더 이상 기업활동 하지말라는 얘기"<br>사업성 여부 원점부터 재검토

“북한 측의 요구는 더 이상 기업활동을 하지 말라는 얘기밖에 안 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절대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A사의 대표) 북한의 특혜조치 재검토 요구에 대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대부분 충격을 감추지 못한 채 ‘해도 너무한다’며 사업성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입주기업들은 일단 ‘개성공단 전면 폐쇄’ 등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고 안도하면서도 북측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원가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어 정상적인 사업체 유지가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T섬유업체의 대표는 “중국보다 저렴한 임금이 개성공단의 장점이었는데 그런 메리트가 사라진다면 개성공단에서 사업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며 “아울러 오는 2014년까지 토지사용료를 보장받는 것은 남북기본합의서에도 명시돼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북측이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업체들은 현재 북측 근로자에게 법정 최저임금(월 52.5달러)에다 사회보장비 등을 포함해 약 73달러를 모두 달러화로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북측이 요구하는 대로 중국이나 베트남 근로자 수준으로 임금을 현실화한다면 한달 임금은 150~200달러로 높아져 현재 수준에서 두배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식품가공업을 하는 B사의 대표는 “수출기업의 경우 사정이 좀 낫겠지만 내수위주의 기업들은 환율이 올라 이미 달러로 임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답답한 심정을 호소했다. 더욱이 북한이 국제적 상거래 관행을 아예 무시한 채 기존 계약서마저 무효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이자 개성공단에선 예측 가능한 기업 경영이 불가능해졌다는 비관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전날까지만해도 사태추이를 지켜보며 개성공단 사업 지속 여부를 결정하겠다던 일부 업체들도 이날 오전 통일부 측이 전달한 북측의 통보내용을 접하며 개성공단 철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가전부품을 생산하는 F사의 대표는 “북측의 요구조건이 현실화됐을 때를 가정해 개성공단 대체 생산라인을 물색하고 있다”며 “일단은 개성공단 생산라인을 점진적으로 중국과 국내 공장으로 이전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남북 당국이 원만한 합의에 이를 경우 경쟁력을 갖춘 업체는 여전히 개성공단에 투자할 만한 메리트가 높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배해동 태성산업 대표는 “입주기업협의회 측에서 뾰족한 대책을 마련할 길이 없어 답답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최종 결정이 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향후 남북 양측 당국자들이 추가적인 협의를 통해 개성공단 사태를 원만하게 잘 해결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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