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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북유럽의 신은 불멸의 존재가 아니랍니다."

안인희 박사의 '북유럽 신화의 세계'

정독도서관서 8월 25일까지

고인돌 강좌로 5주간 이어져

(사진 아래)지난 28일 정독도서관 시청각실에 130여명의 시민들이 고인돌 강좌로 마련한 ‘북유럽 신화의 세계’ 에 참가해 제 1강- 세계의 시작과 종말을 듣고 있다./사진제공=백상경제연구원





안인희 박사(이하 안): “여러분은 북유럽 신화에 친숙하신가요?”

수강생:(이하 수) “아니요.”

안: “그렇다면 들어본 적은 있나요?”

수: “예. 영화에서요.”

안: “무슨 영화죠?”

수: “어벤저스. 망치 들고 나오는 토르요.”

안:“ 그렇죠~”



지난 28일 정독도서관 시청각실에는 여름 휴가철에도 불구하고 13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3기 강좌로 마련한 안인희(사진) 박사의 ‘북유럽 신화의 세계’를 듣기 위해서다. 비록 그리스로마신화보다는 낯설지만 북유럽신화는 반지의 제왕, 라그나로크 등 판타지 영화와 온라인 게임 등의 영역에선 더 이상 낯선 주제가 아니며, 최근에는 인문학적인 대중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하고 KT가 후원하는 고인돌 3기는 철학과 영화, 신화와 문학, 건축과 미술, 역사와 경제 등 29개 주제의 융복합적 인문학 강좌로 구성,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강의는 신화의 개념풀이로 시작됐다. 낯선 문화권이라도 처음 들은 신화에 친숙함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 안 박사는 “신화란 인류의 공통된 사유 즉 원형(archytype)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화란 옛 사람들이 섬기던 종교에서 신앙이 사라지고 남은 신들의 이야기”라며 “그 속에는 창조와 세계관이 깃들어 있고, 뛰어난 상징성과 보편성의 원형을 발견할 수 있다. 낯선 것에서 친숙한 것으로 그리고 친숙한 것을 통해 나에게로 다가갈 수 있는 매력이 바로 신화의 특징”이라면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나갔다.

안 박사의 강좌는 지난해 고인돌 2기에 개설, 도봉도서관에서 첫 선을 뵌 후 올해는 정독도서관(7월28일~8월25일), 고척도서관(9월7일부터 10월12일), 강동도서관(11월3일~12월1일), 동대문도서관(11월16일~12월14일) 등 네 곳에서 잇따라 열릴 만큼 인기 강좌로 자리매김했다.

안 박사는 북유럽신화를 그리스로마신화와 비교하면서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리스로마신화는 고대부터 이미 문자로 정착됐지만 북유럽신화(게르만 신화)는 중세시대에 문자로 기록되기 시작했어요. 그리스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불멸의 존재였지만, 기독교가 대세였던 유럽의 중세를 거치면서 북유럽신화는 ‘나 이외의 신을 섬기지 말라’는 기독교 십계명에 근거하여 신들이 모두 죽어야 할 존재로 등장하게 됩니다.”

강의는 북유럽의 세계질서를 창조한 태초의 거인을 비롯해 9개의 세계(신계, 요정계, 거인계, 인간계, 난장이계, 명계)에 대한 설명 그리고 신들의 세계에서 인간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주제로 전개됐다. 이어 북유럽신화 최고의 신 오딘과 천둥신 토르로 주제가 옮겨졌다. 강의는 줄곧 진지했으며 수강생들은 낯선 듯 익숙한 북유럽신화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안 박사는 “북유럽신화가 기록된 ‘에다’의 원전은 중세 유럽의 문학, 역사, 철학 그리고 언어에 대한 복합적인 지식이 필요해 인문학자가 아니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며 “이번 강좌는 중세 유럽에 대한 깊은 인문학적 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려고 한다. 지적 수준만 놓고 본다면 대학에서 개설되는 강의보다 더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공도서관을 찾아 인문학 공부를 하는 시민들의 열정에 놀랐다”며 “강의만 듣고 끝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주제에 대한 독서로 연결돼 스스로 공부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강좌는 1강-세계의 시작과 종말, 2강-여신들 그리고 저주받은 반지, 3강-중세 기사들의 세계와 십자군, 4강-슬픈 사랑의 주인공 트리스탄, 5강-판타지와 현실:돌아보고 요약하고 등으로 구성, 5주 동안 열린다.

한편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 3기의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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