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대 스포츠 이벤트는 8월 열리는 리우 올림픽이다. 리우 대회 본선 티켓을 거머쥐려는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시계는 이미 새해에 맞춰져 있다.
대표팀은 28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했다. 다음 달 4일 오후11시(이하 한국시각) UAE와, 7일 같은 시각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치를 대표팀은 12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이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리우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다. 지난 올림픽에서는 홈앤드어웨이 방식의 아시아 예선이 별도로 열렸지만 이번은 아시아 선수권이 리우 올림픽 최종 예선을 겸한다. 대표팀으로서는 홈경기 기회가 사라진 셈이다. 아시아 선수권에는 16개 나라가 참가하며 4팀씩 4개 조로 나눠 경기하며 디펜딩 챔피언 이라크에 우즈베키스탄·예멘이 한국과 같은 C조다.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대표팀은 사정이 썩 좋지 않다. 공격수 박인혁(프랑크푸르트)·미드필더 최경록(상파울리) 등 일부 독일파가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합류하지 못했다. 김민태(센다이)와 이찬동(광주)은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팀 전력의 30% 이상이 빠졌다고 볼 수 있다. 베스트11 구성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안타까워했다. 대표팀은 22세 이하 선수들로 꾸려나간 지난달 중국 우한 4개국 친선대회에서는 모로코에 0대1로 지고 콜롬비아(2대2), 중국(1대1)과 비기는 등 인상적인 성적을 내지 못했다. 콜롬비아·중국전에서는 번번이 경기 막판에 실점했다.
대표팀은 그러나 결전의 땅 도하에서의 반전을 자신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진 제주·울산 전지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신 감독은 28일 "그동안 4가지 전술을 준비해왔다. 조별리그 상대팀들의 전력을 마지막까지 분석해 최적의 전술로 대응하겠다"며 "전훈을 치르며 기존 선수들의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1차전 상대인 우즈베키스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밝힌 4가지 전술은 4-4-2·4-2-3-1·4-1-4-1·4-3-3 포메이션으로 보인다. 처음 생각했던 베스트11에서 상당수가 빠졌지만 무릎 염좌에서 회복한 권창훈(수원) 등 멀티 플레이어가 여럿이라 신 감독은 걱정보다 기대가 큰 눈치다. 그는 국내 전훈 당시 "리우 올림픽에 나가면 홍명보 전 감독이 동메달을 딴 것 이상의 성적에 도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축구의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이 2012 런던 대회 때의 3위다. 박주영·구자철·김보경 등이 주축이 돼 8강에서 영국, 3·4위전에서 일본을 누르고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본선 진출권만 얻으면 올림픽 개막(8월)까지는 팀을 재정비할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결승 진출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게 신 감독의 생각이다. 본선에는 23세 초과 선수를 와일드카드로 3명까지 선발할 수 있다. A대표팀 에이스 손흥민도 후보다.
신태용호는 다음 달 14일 오전1시30분 우즈베키스탄과 아시아 선수권 1차전을 치른 뒤 예멘(16일 오후10시30분), 이라크(20일 오전1시30분)를 차례로 상대한다. 미드필더 권창훈과 함께 팀의 핵심으로 꼽히는 유럽파 공격수 황희찬(19·잘츠부르크)은 "매 경기 골을 넣는 게 목표다. 무조건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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