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출판 시장은 '미움받을 용기'의 독주가 돋보인 한 해였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이 책은 지난 22일까지 45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책은 오스트리아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의 가르침을 열등감에 빠진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 형식으로 알기 쉽게 풀어냈다. 가르침의 핵심은 '사회적 존재인 인간이 인간관계에서 자유로워져야 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움받을 용기를 가져야만 비로소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진다는 이야기다. "자네가 불행한 것은 과거의 환경 탓이 아니네.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자네에게는 그저 '용기'가 부족한 것뿐이야"라는 철학자의 말처럼.
책은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해 타인의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를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우리는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설령 자식이라고 할지라도 부모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기에 진학할 학교나 직장, 결혼 상대, 일상의 사소한 언행마저 강요하거나 지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욕구는 결국 인생을 '선(線)'으로 여기고 남들이 옳다고 만들어놓은 길(선)을 따라 인생을 살고자 하는 데서 비롯된다. 아들러는 인생을 하나의 선이 아닌 '점(點)의 연속'으로 본다.
인생이란 '지금'이라는 무수한 '찰나'의 연속이기에 우리는 지나간 과거도 앞으로 다가올 미래도 아닌 지금·여기를 진지하게 빈틈없이 살라는 주문인 셈이다. "오늘 하루 춤추듯 즐겁게 살면 그 자체로도 충분하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철학자와 청년의 다섯 번의 만남은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만인의 공통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이 과정은 기존의 무수한 자기계발서와 분명 다르다. 많이 아는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가르침을 주는 책이 아니라 철학자의 주장에 청년의 반박이 더해지며 공감대를 한껏 불러일으킨다. 1만4,900원.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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