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자주 실패하라(Fail fast, Fail often).'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보편적인 경구다. 작은 실패를 자주 해보는 것이 성공적인 창업의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다만 어리석은 실패가 아니라 무언가 배우는 멋진 실패여야 한다. 성공한 사람에게는 실패도 성공으로 가는 과정의 일부가 된다.
지금 세계는 창업 열풍에 휩싸여 있다. 미국에서는 하버드·스탠퍼드 등 대학가의 창업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하는 중관춘에서는 하루 평균 50개의 스타트업이 새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보다는 창업에 나선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 않다. 젊은이들이 창업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어 경제의 활력이 저하되고 있다. 성장의 동력이라고 하는 수레에서 바퀴 하나가 고장이 나서 뒤뚱거리는 형국이다.
성공확률이 낮기 때문에 창업이 두렵기는 하다. 그러나 실패를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젊은이들의 자랑이자 특권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창업에 나설 수는 없다. '취업이 안 돼서' '직장생활이 힘들어서' '마땅히 할 게 없어서', 젊은이들이 창업의 길을 선택해서는 절대 안 되는 1순위 이유들이다. 창업이 우울한 현실의 돌파구가 돼서는 안 된다. 창업은 강한 열정과 치밀한 계획이 있어도 성공이 쉽지 않다. 창업에 대한 준비는 철저해야 하고 시도는 과감해야 한다.
말콤 글래드웰은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을 언급했다. 어느 분야에서든 세계 최고가 된 사람들은 1만 시간의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비틀스가 그랬다고 한다. 그리고 1만 시간의 노력을 했는데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1만 시간은 하루 10시간씩 쳐도 3년은 걸린다. 그 정도 노력은 해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 1만 시간 이내에서의 실패는 실패가 아니라 성공의 과정인 것이다.
창업이 취업보다는 위험도 매우 크고 고생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그 열매가 열리면 훨씬 크고 달다. 노자의 '도덕경'에 귀생(貴生)과 섭생(攝生)이라는 말이 나온다. 귀생은 자신의 생을 너무 귀하게만 여기면 오히려 생활이 위태롭게 될 수 있다는 뜻이고 섭생은 자신의 생을 억누르면 생활이 오히려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아무래도 취업하는 삶이 창업하는 삶보다 편안할 것이다. 그러나 노자는 이러한 편안함이 더 위태롭다고 한다. 귀생보다는 섭생이 자기 삶에 훨씬 유익하다는 도덕경의 구절이 새삼 돋보이는 요즈음이다.
끝으로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에서 스티브 잡스가 했던 연설의 마지막 문장을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던지면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Stay hungry, Stay foolish(갈망하고, 무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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