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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월 2일] 높은 역량 요구되는 김 총재와 최 수석

김중수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취임식을 갖고 4년간의 임기를 시작했고 최중경 대통령 경제수석 내정자도 곧 업무에 들어가게 돼 향후 통화정책과 경제운용 변화 여부에 관심이 모ㅇㅣ고 있다. 김 총재는 취임사에서 한은의 독립성과 권위 제고 및 조사연구 역량 강화, 물가안정, 시장과의 소통,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 중앙은행으로서 국제금융질서 모색에 적극 참여한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한은의 역할과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기본입장과 다짐이라 할 수 있다. 최 내정자는 "이제 내 생각은 없고 비서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차관 시절 강만수 장관과 함께 고환율 정책으로 논란을 빚었던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이제 소신보다 정책조율 등을 통해 대통령 보좌에 힘쓰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두 사람의 각오와 다짐은 새삼스러울 게 없다. 중앙은행 총재와 대통령 참모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초심을 잃지 않고 기대에 부응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다. 김 총재는 전임 총재보다 더 어려운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때는 금융완화 한 방향만 생각하면 됐지만 이제는 경제회복 기조를 이어가면서 출구전략을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선택이 휠씬 복잡해졌다. 최선의 선택을 위해서는 높은 안목과 역량이 요구된다. 현정부 초대 경제수석 경력에서 비롯된 한은의 독립성 약화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김 총재는 독립성 제고 방안으로 조사연구 역량 제고를 들었다. 예측과 분석력을 높이고 정확한 해결방향을 제시하면 누구나 한은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돼 자연히 권위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부와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효과도 거둘 것이다. 우리 경제는 아직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할 수 없다. 하반기 경기침체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한은이 갈등을 빚으며 서로 다른 목소리로 시장에 혼란을 줘서는 곤란하다. 이성태 전 총재는 퇴임사에서 중앙은행과 정부의 관계에 대해 화이부동(和而不同)을 강조했다. 서로 협조하면서도 역할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총재와 최 수석, 그리고 정부 경제팀 모두 깊이 새겨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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