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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승용차는 휘발유’라는 것이 상식이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디젤 엔진을 단 승용차가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주로 독일산 수입차들이었는데요. 국내 완성차 업계가 주력 차종에 디젤엔진을 달고 하반기 반격에 나섰습니다. 정훈규 기자입니다.
(기자)
BMW의 디젤 세단 520d. 올 들어 5월까지 국내에서 4,648대가 팔리며 수입 베스트셀링카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벤츠 E클래스 디젤모델도 같은 기간 동안 4,236대가 판매됐습니다.
BMW와 벤츠 모두 디젤모델이 휘발유 모델보다 2~3배 가량 더 인기를 누리고 있는 셈입니다. 디젤차량은 신기술이 적용되면서 문제점으로 지적받던 소음과 진동이 대폭 줄어든 반면, 높은 연비와 저렴한 연료비로 갈수록 판매가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독일 자동차업체들이 사실상 국내 ‘디젤 승용차 시장’ 을 독식해오자 국산 자동차 메이커들도 맞불 작전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5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공개했던 ‘그랜저 디젤’ 판매에 돌입했습니다. 국내 준대형급 세단으로는 최초의 디젤모델로 14km/l의 연비를 실현했습니다. 현대차는 그랜저 디젤이 독일 디젤차의 호적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상대/ 현대자동차 국내마케팅 실장>
“대형 고급세단의 고성능을 유지하면서도 품위 있는 승차감을 겸비한 그랜저의 디젤(모델)을 출시하게 되었고요. 고객들이 이러한 특징을 정확하게 이해한다면 수입차에 비해 상당히 좋고 품격 있는 프리미엄 세단인 그랜저 디젤을 좋아하실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그랜저에 이어 LF쏘나타 디젤 모델의 조기 투입도 고려하고 있으며, 하반기 출시 예정인 프리미엄 세단 ‘AG’에도 디젤모델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표적인 국산 중형세단 가운데 하나인 기아차의 K5도 이미 유럽에 디젤모델을 수출하고 있으며 국내 출시도 적극 추진할 방침입니다.
르노삼성도 오는 7월 3일 ‘SM5 디젤’ 출시를 앞두고 지난 달 23일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갔습니다. ‘SM5 디젤’은 하이브리드 차량에 버금가는 16.5km/l의 높은 연비를 갖춰 1회 주유로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합니다. 르노삼성의 ‘SM5 디젤’ 사전계약은 3일 만에 1,000대를 돌파하며, 차량 출고 전에 이미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유럽산 디젤승용차 열풍’을 지켜만 보던 국내 완성차 업계가 하반기를 맞아 일제히 반격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나홀로 ‘디젤 특수’를 누리던 수입차 업계로서는 만만치 않은 도전자를 상대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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