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6회 연속 출전의 대기록을 세운 불굴의 스케이터 이규혁(36)이 자신의 선수인생을 공식적으로 정리했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로만 23년을 뛰었던 이규혁은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가진 은퇴식에서 "예전에는 올림픽 메달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일부"라며 "메달은 없지만 그 이상의 것을 얻었다"고 돌아봤다.
이규혁은 세계선수권과 월드컵 등 각급 대회에서 숱한 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올해 소치대회까지 올림픽 무대에서는 끝내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실패하면 늘 슬프다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 덕분에 다시 4년을 준비하며 계속 운동할 수 있었다"면서 "10년 전, 20년 전에 메달을 가졌으면 지금의 감사함을 몰랐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단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쉬고 싶다는 이규혁은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노력하며 살겠다"고 은퇴인사를 전했다. 이어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번은 국가대표팀의 코치나 감독을 하고 싶다"면서 "아직 선수생활의 느낌이 살아 있다. 오는 2018년 평창올림픽 때 꼭 코치나 감독 자리가 아니더라도 후배들이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면 무슨 일이든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소치올림픽 여자 빙속 500m 2연패 주인공 이상화(25·서울시청)는 이날 은퇴식에 참석해 "(초등학생 시절부터 만난) 규혁 오빠는 어릴 때부터 무서우면서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 같은 존재여서 은퇴가 믿기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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