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식에 참석한 유족과 시민 등 500여명은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묵념하는 순간부터 눈물을 쏟아냈다.
고 김동혁 군의 어머니는 ‘천사들이 떠난 지 200일에 보내는 글’에서 “얘들아, 엄마·아빠는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을 기다리며 또 다른 누군가의 행복이 빼앗기는 걸 막기 위해 거리로 나가 거친 길을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진실이 드러나는 그날까지 전진할 테니 너희들은 꿈에라도 찾아와서 너희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훗날 다시 만날 때까지 친구들과 사이좋게 기다려줘”라고 흐느끼며 글을 맺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진도에는 지금도 타들어가는 가슴을 부여잡고 버티고 있는 실종자 가족이 있어 여기 모인 시민은 실종자들이 어서 돌아올 수 있도록 마음과 뜻을 모아주고 목소리를 내달라”며 추모사를 시작했다.
유 대변인은 “아무도 구조하지 않았다는 것 외에 밝혀진 게 없지만 앞으로 왜 아무도 구조하지 않았는지 밝혀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 대변인이 추모사를 읽는 동안 이날 오전 8시 발인식이 엄수된 황지현 양의 유족들이 황양의 위패와 영정을 가슴에 안고 합동분향소에 도착해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 숙여 황양의 넋을 기렸다.
이어진 추모식에서 생존학생 최모 양과 위모 군의 형은 생존 학생들이 유족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최양은 “수학여행에서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잃어버린 채 돌아왔지만 대학생이 되고 직장인이 되도 친구들과 함께한 약속을 잊지 않겠다”며 편지를 읽는 내내 눈물 흘렸다.
이날 추모식은 묵념, 유족들이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노래, 추모사, 생존학생들의 편지 낭독 순으로 1시간 30여분간 진행됐다.
앞서 합동분향소 옆 경기도미술관 대강당에서는 가족대책위 등이 제작한 추모 영상이 상영됐고 합동분향소 앞에 나무로 지어진 성당 조형물에서는 사제가 꿈이었던 고 박성호 군을 기리는 미사가 열리기도 했다.
용인에서 온 이민우 씨는 “자식 넷을 기르는 아버지로서 가슴이 미어지는데 이번 참사가 시간이 갈수록 잊혀지는 것 같아 유족들에게 힘을 보태고자 찾아왔다”며 “사고가 왜 참사로 이어졌는지 성역없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대책위는 서울 청계광장으로 이동, 국민대책위와 함께 오후 5시 30분부터 열리는 세월호 참사 200일 범국민 추모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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