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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흑이 부담스러운 패

제8보(121~135)



흑21은 준비된 응수. 다른 식으로 받으면 모두 수가 난다. 흑21로 받았다고 해서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조금 후에 실제 상황으로 펼쳐지는 백34의 수단이 남아 있다. 게다가 상변에는 백의 절대팻감이 여러 개 있다. 그것을 믿고 이세돌은 백24로 도발했다. 이 백 2점을 곱게 살려보낼 수는 없는 일이므로 강동윤은 25로 몰았고 여기서 엄청나게 큰 패가 벌어졌다. "이 패는 흑의 부담이 일방적으로 커서 강동윤이 버티기 힘들겠는걸."(서능욱) "좌상귀 방면에 몇개는 팻감이 있어요."(백대현) "그 방면은 무조건 안 받을 것 같아."(서능욱) 서능욱9단이 만들어 보인 가상도는 참고도1의 흑1 이하 백12까지였다. 쌍방이 겁나는 진행인데 서능욱9단은 흑이 더 떨리는 진행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오늘 이 바둑은 백이 이길 것 같다는 얘기야? 내기할까?"(필자) "좋지요."(서능욱) 필자는 강동윤이 이긴다는 쪽에 걸고 서능욱은 이세돌이 이긴다는 쪽에 걸어서 내기계약이 성사되었다.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필자가 져서 택시비 정도의 손실을 입었는데 서능욱은 저녁에 2차까지 혼자 부담했으므로 내 지출의 10배 이상을 썼다. 서능욱은 원래 씀씀이가 과감하고 손이 크다. 언젠가는 필자의 사무실에 들렀다가 몹시 더운 것을 보고 에어컨을 선물하고 돌아갔는데 그 에어컨을 필자는 지금까지 쓰고 있다. 10년도 더 썼는데 여전히 성능이 괜찮다. "흑도 자체팻감을 쓸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윤현석) 윤현석이 만든 가상도는 참고도2의 흑1, 3이었다. 백이 무조건 패를 해소하게 되는데 그 진행이라면 형세는 어떨까. "보나마나 백이 좋지 뭐."(서능욱) (30…27의 아래. 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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