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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북한 최고지도자를 보좌해 대남정책을 총괄해온 '대남통'으로 알려진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의 사망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 정부가 30일 김 비서의 사망에 대해 신속하게 조의 표명한 것은 남북관계에서 김 비서가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우리 정부는 이날 오전 북한 매체의 보도로 김 비서의 사망소식이 알려진 지 약 3시간 만인 오전10시40분께 판문점을 통해 통일부 장관 명의의 조의 전통문을 북한에 전달했다.
김 비서의 사망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당국에서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직보할 수 있는 인물이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며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경직된 태도를 나타낼 가능성을 예측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북한의 남북관계 입장이 현재 대화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전망이다. 반면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남북대화의 장기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특히 제1차 차관급 남북 당국회담이 결렬된 가운데 김 비서가 사망해 남북관계가 더욱 경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1942년생인 김 비서는 당 중앙위원회 국제부에서 근무하며 외교업무 경험을 쌓고 2007년 통일전선부 부장으로 임명돼 남북관계 업무를 담당해왔다. 김 비서는 김정은 집권 이후 강석주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의 건강악화를 계기로 국제비서 역할까지 담당하며 남북관계에 더해 외교 분야로 영향력을 넓힌 인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 황병서·최룡해와 함께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한했고 올해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 사건에 이은 남북 고위급접촉에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북한 측 대표로 '8·25 합의'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노동당의 노선과 정책, 주요 인사 등을 결정하는 핵심기구인 정치국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기에도 2007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 북측 인사로는 유일하게 배석했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2009년 8월 조문을 위해 서울에 방문하는 등 김 위원장으로부터도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훈기자 socoo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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