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3G) 이동통신 표준으로 자리잡은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우리나라 정보기술(IT)산업과 이동통신업계가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제 이동통신업계도 좁은 국내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조영주(사진) KTF 사장은 올해 상반기 내내 눈코 뜰 새 없이 보냈다. 국내에서는 3G 서비스 ‘쇼(show)’의 전국망 구축과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쇼’ 알리미로 직접 나섰다. 해외에서도 조 사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3GSM회의에서 글로벌 통신사, 휴대폰 제조사가 참여한 ‘모바일 결제 프로젝트’를 이끄는 등 WCDMA 사업을 강화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조 사장은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영상통화, 글로벌 로밍, 고속데이터 등의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3G 서비스의 장점을 역설한다. 그는 “얼마 전 외국에 있는 친구에게 영상통화로 안부를 물었습니다. 친구가 밭에 농사를 지으러 나왔다고 하기에 옆을 비춰보라고 했더니 골프장이더군요”라고 웃으면서 “3G 서비스는 생활의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3G 서비스의 활성화와 함께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휴를 맺는 등 해외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세계적인 포털이나 휴대폰 제조사 등과의 합종연횡을 추진하시는 배경은 무엇입니까. ▦WCDMA 서비스는 세계 이동통신시장의 9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계적으로 통하는 기술인 만큼 WCDMA 서비스가 활성화되려면 이동통신 서비스는 물론 통신장비나 휴대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사업자들과 협력을 강화해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통해 서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상생하는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합 것입니다. 특히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컨버전스 시대를 맞아 통신이나 IT가 다른 분야의 역량 있는 기업들과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협력을 만들어내는 것이 성공의 관건입니다. 방송ㆍ금융ㆍ자동차ㆍ가전 등 모든 산업의 플레이어들과 국내는 물론 글로벌 차원에서 협력적 경쟁을 전개해야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05년 말 일본 NTT도코모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후 조만간 첫 가시적인 성과물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상황은 어떻습니까. ▦세계 최대의 WCDMA 사업자인 NTT도코모를 벤치마킹하려고 합니다. 그만큼 시행착오를 줄이며 WCDMA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두 회사가 단말 공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하반기 중 USB형 초고속이동통신(HSDPA) 무선 모뎀을 선보일 예정이며 내년에는 휴대폰도 공동으로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재 양사의 임원진으로 구성된 사업ㆍ기술협력위원회(BTCC)에서는 로밍, 네트워크, 연구개발(R&D), 단말기, 서비스 개발 등에서 활발한 사업협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동서비스 개발도 한창 진행 중인데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이면 한일 양국에서 동일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전국 서비스 4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쇼(show)를 하라’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KTF는 몰라도 누구나 ‘쇼’는 알 정도이니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효과를 봤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3세대(3G) 가입자 100만명 돌파는 이제 시작입니다. ‘쇼’ 이미지가 확산되면서 내부적으로 목표치를 상향조정할 필요성이 있는지 적극 검토할 정도입니다. 지금 추세라면 아마 연말이면 가입자 300만명 확보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는 2010~2011년이면 모든 가입자들이 3G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 차별화된 서비스ㆍ단말기 라인업을 무기로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입니다. 이동통신시장이 지금까지 판도와는 많이 다를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가입자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인해 실적이 악화된 점을 지적합니다. 올해 실적전망과 함께 3G 가입자들이 실질적으로 긍정적인 ARPU(가입자당 매출액)를 가져올 시기를 예상하신다면. ▦올해까지는 3G 가입자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단기적인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합니다. 영상통화를 하려고 하는데 저 혼자만 영상통화폰을 가지고 있어서는 불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올해의 가입자 모집 성과는 2008년 이후 매출성장과 수익성 개선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두 걸음 전진하기 위해 한 걸음 물러서는 것입니다. 3G는 2G에 비해 영상통화, 글로벌 자동로밍, 고속데이터, 가입자 식별(USIM)칩 등 ARPU를 높일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실제 2ㆍ4분기 논위피폰 가입자를 제외한 3G 사용자의 ARPU는 2G 대비 45%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G 서비스가 향후 KTF의 질적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반기 통신시장의 이슈인 결합상품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특히 모회사인 KT와의 향후 협력방안에 대해 말씀해주시지요. ▦최근 이동통신 ‘쇼’와 KT 초고속인터넷 ‘메가패스’를 결합한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KTF에서는 ‘메가패스’를 위탁판매 방식으로 결합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시장반응을 보면서 KT의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인터넷TV(IPTV) 등 다양한 서비스와 결합한 상품을 선보이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소비자 입장에서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KT와 KTF는 긴밀한 유무선 결합서비스를 통해 그룹 시너지 효과를 높이면서 양 사 모두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협력관계를 강화해나갈 것입니다. -항상 소비자를 섬기는 CSO(Chief Servant Officer)를 강조하십니다. 최근 인터넷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면 이동통신사를 ‘공공의 적’으로 대하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앞으로 소비자 만족 경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통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참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통신서비스가 생활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된 만큼 소비자들의 요구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KTF는 2003년부터 통화품질 개선, 요금, 단말기 등 이동통신 서비스 전 분야에 걸쳐 소비자 중심의 ‘굿타임(Good Time) 경영’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인서비스 중단, 스팸 문자 방지 시스템 도입 등 소비자 편익을 우선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회공헌활동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ㆍ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에서 요금을 내리라는 압박이 거셉니다. 통신요금 인하 압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위적으로 요금을 인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통신요금 인하는 시장 자율적인 요금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합니다. KTF와 LG텔레콤 같은 후발 사업자들은 강제로 요금을 내리면 수익성에 막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이통사들의 수익은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투자하는 데 사용됩니다. 많은 관련 기업들과 함께하는 한국 IT산업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매번 이슈가 될 때마다 요금을 인하한다면 외국 투자가들도 모두 떠날 것입니다. 특히 통신요금에 있어 우리 사회가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발전되면서 다른 비용이 절감되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서 모바일을 이용한 다양한 정보서비스가 활성화됐습니다. 즉 문자메시지(SMS), 정보이용료, 모바일 실물구매 등의 비용이 휴대폰 요금에 포함돼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산업, 나아가 IT산업의 과제는 무엇입니까. ▦통신서비스 사업은 국가기간산업으로 보호를 받아왔지만 기술의 표준화와 탈규제로 인해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영국 보다폰은 25개국, 2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고 매출액의 85%를 해외사업에서 창출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권의 경우 싱가포르텔레콤이 2005년 전체 매출의 약 70%를 해외에서 거뒀고 텔레콤말레이시아도 매출 중 24%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이통사업자들은 앞선 기술력과 서비스 개발능력에도 불구하고 해외매출 비중은 1% 미만에 불과합니다. 이제 우리도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반도체ㆍ휴대폰ㆍ초고속인터넷과 같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히트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IT산업의 과제입니다. 우리나라는 최고의 유무선 I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민들의 IT 서비스ㆍ기기에 대한 수용도가 높습니다. 전통적인 산업과 IT와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젠 해외로…”
세계30개사 참여 모바일 결제사업 주도
亞이통사 연합체 결성 로밍등 협력 강화 KTF는 3G 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판단, 글로벌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를 위해 세계 이동통신사업자들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직ㆍ간접적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KTF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3GSM회의에서 전세계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 결제서비스인 '모바일 결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KTF 주도하에 보다폰ㆍAT&T 등 30개 이통사, 노키아ㆍ삼성전자ㆍ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 비자ㆍ마스터 등 신용카드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현재 KTFㆍOrangeㆍAT&T 등 9개 사업자가 각국에서 준비를 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오는 10월께 시범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KTF는 비즈니스 모델 및 시범서비스를 바탕으로 올해 11월까지 '모바일 페이먼트' 관련 국제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KTF는 9개국 10개 아시아 이동통신업체가 참여한 연합체 '커넥서스'를 결성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회원사간 데이터 로밍, 국제 영상로밍 프로모션 등을 실시해 고객들의 요금부담은 덜면서 기업들의 사업성을 높이는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로밍업무, SIM(가입자 식별)카드 교체 등 다양한 편의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해외시장 진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KTF는 해외컨설팅 및 솔루션 수출 위주에서 해외에서의 직접사업 수행으로 전략을 변경해 2015년 총매출의 10%를 해외사업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우선 시장 잠재력 및 성장성을 고려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점차 진출지역을 확대한다. 선진국에는 응용서비스 중심으로, 신흥시장에는 네트워크까지 수출할 방침이다. KTF가 '쇼'만 하는 까닭은
"만년2위 벗어나자" 사명 숨긴채 마케팅
경쟁사 3G도 '쇼'로 오인할 정도로 성공 올해 상반기에 전개된 '쇼(show)' 마케팅은 대성공을 거뒀다. KTF라는 사명을 숨긴 탓에 경쟁사의 3G 서비스마저도 쇼로 오인할 정도였다. 조영주 사장이 '쇼'를 내세우는 까닭은 만년 2위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에서다. KTF는 2G 이동통신에서는 소위 '황금주파수'라 불리는 800㎒를 SK텔레콤만이 보유하고 있어 SK텔레콤의 독식을 지켜봐야만 했다. KTF와 LG텔레콤 등 1.8㎓ 대역을 사용하고 있는 후발 PCS사업자는 전파의 특성상 800㎒와 유사한 품질을 가져오려면 기지국ㆍ중계기를 약 1.5배 정도 더 설치해야 했다. 이는 결국 투자비ㆍ운영비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졌다. 조 사장은 "출발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공정경쟁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3G에서는 KTF도 SK텔레콤과 동일한 2.1㎓ 대역을 사용한다. 같은 네트워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경쟁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KTF는 만년 2위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KTF의 색깔을 벗어던졌다. 대리점 간판을 KTF에서 쇼로 바꿨으며 임직원들의 명함도 KTF를 철저히 숨기고 쇼를 내세웠다. KTF는 하반기에 출시되는 단말기 중 90%를 3G로 내놓을 계획이다. 2G 가입자를 줄여나가며 3G 시장에서 한판승부를 내려는 의도다. ◇약력 ▦56년 경북 성주생 ▦대구 계성고ㆍ서울대 공대 졸업 ▦79년 제15회 기술고등고시 ▦95년 한국통신 경영전략실 신규사업총괄팀장 ▦97년 한국통신 마케팅본부 사업관리실장 ▦99년 한국통신 IMT-2000 사업기획단장 ▦2001년 KT아이컴 대표 ▦2003년 KT 부사장ㆍ네트워크부문장 ▦2003년 KTF 수석부사장ㆍ대외협력부문장 ▦2005년 KTF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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