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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용산 철거민 참사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10일 결국 물러났다. 이는 용산 참사 수사결과 검찰이 “경찰의 정당한 공무집행으로 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경찰에 무혐의 결론을 내렸지만 “진압과정에서 아쉬운 점은 있었다”며 도의적 책임을 물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청장은 이날 오전 청사 15층 서경마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화재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용산 사고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경찰청장 내정자와 서울경찰청장 직에서 사퇴하기로 결심했다"며 공식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용산 화재사고’ 이후 불법 폭력행위에 대한 비난에 앞서 정당한 법집행을 한 경찰에 책임만을 강요하는 일각의 주장에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면서도 “사상초유의 경제위기를 비롯한 국가적 현안이 산적한 시점에서 개인의 진퇴를 둘러싼 논쟁과 갈등이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김 청장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자진사퇴를 고심해왔으며 청와대에는 9일 저녁 사의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사퇴요구설’과 관련해서는 "고위 공직자로서 (사퇴는) 순수한 개인 판단"이라고 부인하며 "(대통령께서) 끝까지 원칙을 지켜주시고 경찰의 사기를 위해 도와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김 청장은 그러나 "어제 검찰 수사결과 발표로 용산 화재사고의 실체적 진실은 명백히 밝혀졌다. 경찰의 엄정한 법집행이 강경과 과잉으로 매도당하거나 논쟁거리가 되는 서글픈 현실은 조속히 극복돼야 한다”며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한편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는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치안정감)과 강희락 해양경찰청장(치안총감)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후임 서울경찰청장에는 주상용 대구경찰청장이 임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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