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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3월25일] 데이턴 대홍수


1913년 3월25일 자정,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시. 긴급대피 사이렌이 울렸다. 나흘간 이어진 폭우로 근심에 젖어 있던 시민들은 한밤을 찢는 듯한 경적음에 집에서 뛰어나왔다. 불어난 마이애미 강물은 곧 제방을 넘기 시작해 도시 남쪽 금융가를 삼켰다. 이튿날 새벽1시30분께, 강물은 유실된 제방을 타고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떨어지는 수량만큼 도심을 덮쳐 빌딩의 3층 높이인 6.1m까지 차올랐다. 재앙은 물에서 그치지 않고 불도 불렀다. 가스관이 터지며 도심 대부분을 태운 것. 물이 빠져나간 27일, 번영하던 신흥도시 데이턴에 남은 것은 폐허뿐이었다. 데이턴 대홍수(Great Dayton Flood)로 기록된 재앙이 시작된 것은 21일. 화창한 봄 날씨에 비가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자 땅이 얼어붙어 지표면으로 스며들지 못한 강물이 급류로 변한 뒤 폭우가 계속돼 대홍수로 이어졌다. 사망자 360여명에 이재민 6만5,000명이 발생하고 도시가 완전히 파괴됐다. 피해액도 1억달러(요즘 가치 89억달러)에 이르렀다. 당시까지 최악의 수해였던 데이턴 대홍수는 혁신도 가져왔다. 데이턴 지역의 금전등록기 생산업체이던 NCR는 피해 기계에 대한 전액보상에 나서며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반을 굳혔다. 데이턴이 근거지였던 라이트 형제도 비행기를 타고 광범위한 피해지역을 필름에 담아 항공사진 시대를 열었다. 가장 큰 변화는 데이턴 플랜. 물길을 자연의 흐름에 맡기자는 데이턴 플랜은 지금까지 치수계획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마이애미 자연보호구역도 이때 생겼다. 운송정책도 크게 바뀌어 가뜩이나 철도에 밀리던 오하이오 운하가 완전 폐쇄됐다. 다른 주도 뒤따라 운하를 버렸다. 95년 전 데이턴 대홍수는 운하의 종말을 알리는 장송곡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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