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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설산업 경쟁력 강화하자
입력2008-02-18 16:42:03
수정
2008.02.18 16:42:03
사막 한복판, 두바이에 건설 중인 ‘버즈 두바이(Burj Dubaiㆍ약 830m/168층)타워’의 완공이 가까워지면서 구약 성경에 언급된 바벨탑 이래 하늘에 닿고자 노력해온 인류의 꿈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새삼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와 같은 초고층 건물의 건축에는 획기적인 공법을 적용한 시공기술의 확보도 중요하지만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성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고강도 콘크리트 등 성능이 검증된 고품질의 건설자재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편 국내외 건설시장에서 ‘초고층 건축’과 함께 또 하나의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친환경 건축’이다. 안전·환경·건강 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건축물 내부 마감재 등의 화재안전성 및 환경유해성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이나 층간소음 문제와 같은 건축물의 음환경 개선과 에너지절감을 위한 단열환경 조성 등을 위해 각종 기능성 자재의 시공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추세를 잘 반영하고 있다 하겠다.
그러나 이처럼 건설자재의 안전성능과 친환경성 확보가 국내외 건설시장에서 건축물의 품질을 좌우하는 필수요소로 부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계의 기술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는 실정이다. 이는 중동 등 해외 건설시장에서 시공능력을 인정받은 국내건설사의 수주액이 지난해 한해 사상 최대인 398억달러에 달한 반면 건설자재 업계는 중국 등 자원강대국의 덤핑공세는 물론 선진국과의 품질경쟁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상반된 현실이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외 건설시장에서 우리 건설자재산업의 기술향상을 앞당길 수 있는 묘책은 무엇일까. 흔히 기업의 기술혁신 유도방안으로 직접적인 기술개발 자금지원 등이 거론되지만 보다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은 바로 제품에 대한 시험·인증제도를 강화하는 것이다.
언뜻 보면 시험·인증이란 말 그대로 제품의 품질이 관련 표준이나 기술요건을 만족하는지 여부를 평가·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공신력 있는 시험·인증기관에서 제품의 품질이 사전에 검증받게 된다면 시장기능에 의해 자연스럽게 품질이 우수한 제품이 생산·유통될 수밖에 없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다.
따라서 기술이나 품질혁신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유효한 수단은 없을 것이며 이는 모든 선진국에서 채택하고 있는 방안이기도하다.
또한 이는 이미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국내 건설시공사의 국산자재 이용률을 높여 우리 건설산업의 체질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유망 지식서비스산업으로서 시험·인증 서비스가 건설분야에서 독자적인 산업영역으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
지난해 말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는 ‘일정규모 이상의’ 건설공사에 한국산업규격(KS)인증을 받았거나 공인된 품질시험·평가를 통과한 자재만 사용하도록 하는 건설기술관리법개정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개정법안이 효과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건설분야 시험·인증기관의 역량이 뒷받침돼야 하나 아직은 이에 대한 인식이나 체계적인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KS나 품질경영시스템(ISO) 등 건설자재 분야 국내외 공인규격(2,612종) 가운데 국내 주요기관의 시험가능 규격이 58% 수준에 불과하다는 통계는 물론 기업의 기술혁신을 적극 뒷받침해야할 국내 시험·인증기관들이 분석장비나 전문인력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신수요 분야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국가의 사법기능이 신뢰를 잃을 경우 사회적 위기가 불가피하듯 산업분야에서 시험·인증기관이 제 기능을 못한다면 시장질서와 국민의 안전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건설분야에서도 국내에서 국제공인시험기관 인정제도로 자리잡은 한국교정시험기관인정기구(KOLAS)와 같은 선진 운영시스템을 널리 확대해 시험·인증기관의 신뢰성강화를 적극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건설자재의 품질문제는 구매자 개인의 피해로 국한되는 생활소비재 등의 품질문제와 달리 공공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는 인식 위에서 정부차원의 체계적인 시험·인증기관 육성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는 오는 2010년까지 세계 5대 건설강국 진입을 목표로 해외시장 점유율 8%, GDP대비 5%를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비전 실현을 앞당길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모쪼록 건설산업 분야에 정통한 대통령이 이끌 새 정부에서는 건설분야 시험·인증서비스산업을 육성할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이 수립되고 이를 통해 건설산업 경쟁력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인프라가 하루빨리 구축돼 우리 경제가 선진 일류국가 대열에 합류하는 데 건설산업이 제 몫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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