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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임대사업 '빨간불'
입력2004-06-21 18:52:36
수정
2004.06.21 18:52:36
분양 미전환물량 전체 50% 달해-업체 부담가중…공급 갈수록 줄어<br>택지공급등 지원방안 마련 시급
정부가 최근 건설업계에 임대주택사업 활성화를 주문하고 있지만 정작 건설업체들은 분양 미(未)전환 임대아파트 적체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들 적체 물량에 지원된 국민주택기금이 수년간 재무제표상의 부채로 남아 공공발주 건설사업 수주나 사업자금을 조달할 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임대아파트는 주택공사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와 국민임대, 그리고 건설업체가 공급하는 민간임대로 나뉘는데 민간 임대아파트는 통상 입주 후 2년6개월이면 분양 전환할 수 있다.
◇분양 미전환 임대아파트 적체 심화=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외환위기 이후 수도권과 지방 등에서 민간 임대아파트를 공급한 건설업체 중 상당수가 공급 물량 중 절반 가량을 일반 분양으로 전환시키지 못했다.
전국에서 연간 1만여 가구를 공급하는 B사만 해도 평촌 등 수도권의 일부 인기지역에 공급한 임대주택을 제외하면 40% 이상이 일반 분양으로 전환되지 못한 채 남아있다. 지난 외환위기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5,000여 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한 W사도 절반에 가까운 2,000여 가구를 분양 미전환 물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수도권 중소건설업체인 S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수도권에서 공급한 임대주택 중 절반 가량이 일반 분양으로 팔리지 못한 채 남아있다”며“지방에서 공급된 임대아파트는 더욱 사정이 나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의 민간 임대아파트 공급 물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올 1~5월 중 대한주택보증의 임대보증을 받은 민간 임대아파트는 지난해(3,942가구)의 36.6%인 1,445가구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 전환을 통해 팔리지 못하고 적체된 임대아파트는 국민주택기금 지원금액 만큼 회사의 부채로 남게 된다”며“이는 회사채 발행이나 사업자금 조달은 물론 공공건설 사업 입찰 시에도 재무평가 점수를 하락 시켜 수주를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건교부, 지원 방안 마련 착수= 건설교통부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 최근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부채 비율이나 택지공급 등에 관한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민간 임대아파트의 사업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백약이 무효라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분양 아파트의 경우 선(先) 분양제도 덕분에 착공 전후 시점에 이미 사업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데 어떤 건설사가 굳이 사업비 회수에만 몇 년이 걸리는 임대주택사업에 뛰어 들겠냐”고 반문했다.
백영권 대한건설협회 본부장은 “민간 임대아파트의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서울 및 수도권의 요지에 임대 주택용 택지공급을 원활히 해주는 것”이라며“요지에서 임대아파트를 공급하면 그만큼 초기 임대 분양률이 높아져 전세 보증금을 통한 사업비 조기 회수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철용 한국주택협회 제도2팀장은 “임대아파트를 건설할 때 지구단위계획 등의 복잡한 행정절차로 사업기간과 비용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라며 “임대아파트를 지을 때는 행정절차를 간소화해 주고, 계획관리지역 등에서의 용적률을 높여주는 것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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