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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女감독 없는 한국 영화계

오는 4월5일부터 서울 신촌의 한 극장에서 제9회 여성영화제가 열린다. 지난 97년 시작돼 감성 넘치는 여성 감독들의 영화들을 소개해온 이 영화제엔 올해도 다양한 국가에서 온 100여편 가까운 여성 감독들의 영화가 소개된다. 하지만 이 100여편 중에 한국 감독작품은 고작 단편영화 십여편뿐이다. 이는 지난 몇 년간 국내 여성 감독들의 활동이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 영화계는 100여편이 넘는 영화를 개봉하며 최대의 호황을 누렸고, 특히 이들 중 절반 가까운 수가 신인감독의 작품일 정도로 새로운 피의 수혈도 활발했지만 아쉽게도 철저히 남자들만의 잔치였다. 그 많은 영화들 중 여성 감독이 만든 영화는 저예산으로 제작된 김은경 감독의 공포영화 ‘디데이’가 유일했다. 신인감독의 진출은 고사하고 임순례ㆍ정재은ㆍ이정향 등 대표적인 여성감독의 활동마저 부진했던 것. 이에 비해 최근 할리우드에서는 여성 감독들의 활동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피스메이커’ ‘딥임팩트’의 미미 레더, ‘로맨틱홀리데이’의 낸시마이어스, ‘내티비티스토리’의 캐서린 하드윅 등 수많은 여성 감독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할리우드를 맹렬히 추격하는 영국ㆍ프랑스 등 여타 국가의 영화계도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 감독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영국 영화계는 ‘슈팅라이크베컴’의 재기 넘치는 여류 감독 거린더 차다를 발굴했다. 한국과 할리우드를 비롯한 다른 나라 영화계가 이렇게 차이를 보이는 것은 성벽(性壁)의 높이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남성 위주 문화가 팽배한 우리나라 영화계에는 아직도 그 벽이 높고 영화계가 상업화됨에 따라 벽도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할리우드는 여성 감독들의 따뜻하며 공감을 불러내는 감성적 영화의 상업성을 높이 평가하며 그 벽을 낮춰주고 있다.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다. 더 넓은 소재와 더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을 가진 한국영화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서 빨리 이 나머지 반쪽을 끌어 안아야 하지 않을까. 2007년에는 여성 감독들의 영화를 많이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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