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고유한 생산방식과 조직문화는 초일류 경영의 모범 사례로 존경 받아왔다. '낭비 제로(0)'를 추구하는 개선정신과 혁신이 일상화가 되어버린 조직문화는 기업 경영의 모델로, 경영학 연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이후 도요타 자동차는 부품 결함에 의한 대량 리콜 사태를 겪었고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미국 의회 청문회에까지 불려나갔다. 급작스런 도요타의 침몰은 최근 수년간의 숨가쁜 글로벌 확장이 가져온 관리 소홀의 폐해였다. 도요타는 특히 품질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내세워 왔기에 부품 결함이라는 오점은 치명타로 작용했다. 그들의 질서관리 개념인 '도요타 웨이(Toyota Way)'와 시간관리 개념인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 철학까지 폄하됐다. 하지만 27년 이상 도요타 생산방식을 연구해 온 저자는 "현재의 문제 때문에 경영방식 자체를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도요타가 맞닥뜨린 문제점은 실상 글로벌 기업이라면 누구나 안고 있는 문제라는 것, 그리고 도요타의 초일류 생산 시스템을 대체할 만한 그 어떤 것도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 오히려 도요타를 넘어서려면 그들의 기본개념을 파악한 다음 응용해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도요타를 '타산지석'으로 삼자는 얘기다. 도요타의 핵심역량을 토대로 한국형 혁신의 법칙을 구축한 저자는 고객을 미래창조의 원동력으로 삼고 단순이익보다는 '수익성'을 추구하며 부가가치를 내는 일련의 활동들에도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인재 양성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되며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투입(투자)을 지칭하는 '낭비'를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세세한 방법론들이 소개돼 있지만 기저에 깔린 큰 뿌리는 '혁신'이다. 이탈리아 격언인 '말과 행동 사이에는 바다가 있다'는 말을 인용한 저자는 "한국의 기업들이 취약한 부분은 실천력"이라고 지적한다. 경영자와 기업 종사자들이 혁신을 자주 주장하지만 실행 사례를 보면 제한된 영역에서 시도하거나 일회성 활동에 그친 지시에 그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것. 혁신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다. 혁신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어야 한다. 혁신을 일상으로 삼아 외면적인 성장과 실적 향상 뿐 아니라 내부의 생산방식이나 취약점을 끊임없이 찾아내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위기일 때도 혁신이 필요하고 위기가 아닐 때나 위기가 닥치지 않았을 때도 혁신은 일상적으로 필요하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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