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루팅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중국 담당 대표는 올 1~4월 중국의 실질 무역흑자액을 정부에서 발표한 3,835억위안(610억달러)의 10분의1 수준인 383억위안(60억달러)으로 추산했다. 그동안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을 중심으로 여러 차례 중국 무역수지 통계조작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번에 나온 분석치가 가장 비관적인 것으로 이에 따른 무역수지 뻥튀기 논란도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루팅 대표는 "중국의 1~4월 실제 수출은 전년비 5%, 수입은 7.6% 늘었다"며 "중국 정부의 공식 집계치(수출 17.4%, 수입 10.6%)에 한참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주장이 사실일 경우 중국은 지난 2004년 1~4월 108억달러 적자를 낸 이래 최저 수준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낸 188억달러 흑자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무역통계 조작 의혹이 가시지 않는 것은 수출기업들이 홍콩 등 현지 수입업자들과 짜고 단기성 투기자금, 즉 핫머니를 중국에 유입시키기 위해 수출대금을 부풀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외에도 다국적기업들이 수출관세 환급을 노리고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홍콩으로 내보냈다가 다시 수입하는 관행도 통계왜곡에 영향을 주고 있다.
션 지앤구앙 미즈호증권 아시아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수치가 부풀려졌다는 것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정부 발표보다 낮을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이 같은 수출 뻥튀기가 다른 경제지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정웨성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대변인은 "수출통계를 둘러싼 의혹 및 실적 부풀리기 관행에 대해 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흔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기업의 수출입 감독 강화 등으로 본격적인 핫머니 규제에 나서고 엔저의 영향까지 더해질 경우 수출액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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