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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근혜 대통령 중국 전승절 참석, 명분·실리 모두 챙겨라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주철기 청와대 수석은 20일 "박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9월3일 베이징에서 개최될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2~4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열병식 참여 여부는 계속 검토 중이라며 현재까지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우리는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을 올바른 결정이라고 평가한다. 박 대통령의 방중 결정 과정에는 우리 외교의 근간인 미국과의 한미동맹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전략적· 외교적 고민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는 우리와 함께 항일투쟁을 같이한 국가로서 한중 양국이 공유할 수 있는 역사적 '명분'이 있다. 또 우리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감안하면 '실리' 측면에서도 중국의 체면을 세워줄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이 방중 기간 중 펼칠 정상외교도 이 선상에 있어야 한다. 시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 도발을 일으키고 핵과 미사일 도발 위협을 일삼는 북한에 대한 양국 간 실질적 협력·공조 방안을 도출해내야 한다. 다만 열병식 참석 결정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당장 중국과 역내 패권을 다투고 있는 미국이 이 군사 퍼레이드에 불편해하는데다 바로 이웃한 나라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두고두고 논란거리로 남을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에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일관계 개선의 모멘텀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2012년 이후 중단된 한중일 정상회담 재개에 대한 양국 간 합의를 우선 이끌어내고 혹시 모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만남을 통해 한일·한중일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으로 우리 외교가 모처럼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겼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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