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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화재 부실한 관리 감독·안이한 대응…"전형적 人災"

현장근무자 1명 없이 CCTV에만 경비 의존<br>소화기 8대가 고작…스프링클러 한대도 없어<br>소방당국 숭례문 도면조차 확보해 놓지 않아


숭례문 화재 부실한 관리 감독·안이한 대응…"전형적 人災" 문화재청-소방당국 진화방식 엇갈려 화키워현장근무자 1명 없이 CCTV에만 경비 의존소화기 8대가 고작…스프링클러 한대도 없어 이성기 기자 sklee@sed.co.kr 600년 역사를 지켜온 국보 1호 숭례문이 화재 발생 다섯시간 만인 11일 새벽 전소된 참사는 부실한 관리 감독과 안이한 대응이 부른 전형적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소방장비 95대와 360여명의 인력이 동원됐지만 문화재청과 소방당국이 진화 방식을 두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화마(火魔)는'국민의 자부심'인 숭례문을 집어 삼키고 만 것이다. 또 지난 2005년 5월 숭례문 주변 광장 조성 후 방화 등 사고 가능성이 수차례 제기됐지만 관계 당국이 이를 무시한 것으로 나타나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팀 등 합동 감식팀은 이날 화재 현장을 집중 점검해 라이터 2개, 사다리 2개 등 범행도구로 보이는 증거를 확보했으나 용의자를 봤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CCTV에서도 신원확인이 불가능해 수사는 미궁에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편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당국은'문화재가 손실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해달라'는 문화재청 요청에 적극적인 화재 진압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숭례문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서울 중구청은 이날 내부 보고서를 통해 "소방당국이 문화재청의 지휘를 받는 과정에서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바람에 화재를 초기에 진압하지 못했다"며 "화재발생 72분 후에야 직접 살수 방식의 진화작업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훈소 상태(연기만 나는 상태)'를 불이 잡힌 것으로 오판한 소방 당국의 안일한 상황 판단도 화를 키웠다. 현장의 한 소방 관계자는 "화재는 대충 진압됐지만 건물 안에 있는 불씨를 확인하느라 진화작업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한국화재소방학회장을 지낸 이수경 서울산업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숭례문이 타고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기왓장에다가 물만 뿌리는 식으로 대응하다가 3시간 후 전소하도록 한 것은 문제"라며 "한옥 건축물의 구조상 바깥에서 아무리 물을 뿌려 봐야 소용이 없는 상황이었으며 화원(火源·불이 난 근원)에다가 직접 물을 뿌려줘야 했다"고 강조했다. 제 각각으로 나뉜 관리 감독 주체로 신속한 대응이 어려웠던 부분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된다. 숭례문은 문화재 보호법상 문화재청이 기초자치단체인 서울 중구청을 관리단체로 지정, 관리했지만 화재 발생 당시 현장 근무자는 한명도 없었다. 평일에는 3명이 상주하며 관리하고 휴일에는 1명이 관리를 담당하고 있지만 오후8시부터 다음날 오전10시까지는 폐쇄회로(CC)TV로 주변 경비를 하는 무인경비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국보 1호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무방비 상태로 방치된 셈이다. 소화기 8대와 상수도 소화전이 있었을 뿐 웬만한 건물에도 설치된 스프링클러는커녕 화재 경보 설비도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방ㆍ실화 전담 부서인 형사4부 조주태 부장검사를 반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반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 방화 용의자 채씨, 범행 일체 자백 • 목조문화재 화재대책 '한심' • 네티즌 1년전 숭례문 방화 가능성 경고 • 문화재 관리실태 감사 검토 • "숭례문, 옛 장인혼 살려 복원할것" • [기고] 불탄 국보 1호 현장에서 • [사설] 남대문 소실은 관리부재가 빚은 官災 • "토지보상금과 창경궁 방화 벌금에 불만" • 유홍준 "파괴해도 좋으니 진화하라 했다" • 李당선자 "숭례문 복원,국민 모금 어떻겠나?" • 李당선자 "정부 조직 커도 남대문은 불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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