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한미군 2사단 예하 제1전투여단이 2일 해체됐다. 경기도 의정부와 동두천에 주둔하던 이 부대는 주한미군이 보유한 마지막 보병 전력이다. 지난 1965년 7월부터 한국에 배치된 이 부대가 주둔 50년 만에 해체된 것은 돈 때문. 미국의 정부예산 자동삭감 정책(Sequester)으로 해체되는 8개 여단에 포함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 미 2사단 4전투여단이 해체된 것도 같은 이유다. 없어지는 제1전투여단 부대원들은 미군의 각 부대로 분산 배치될 예정이다. 카투사의 경우 신규 선발 인원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한국 입장에서 관심사는 전력 공백. 국방부나 주한미군 측은 '전력 공백은 전혀 없다'고 강조한다. 미 본토에서 날라온 새로운 병력, 제1기병사단 예하 제2기갑전투여단으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2일 열린 해산식은 임무 교대식을 겸해 치러졌다. 미국 텍사스에 주둔하던 제2기갑전투여단은 4,600여명에 이르는 병력만 한국에 날라왔을 뿐 전차와 장갑차, 자주포, 화학전 장비는 해체된 제1전투여단이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문제는 새로운 병력은 붙박이가 아니라는 점. 9개월 단위로 순환 배치될 예정이다. 한 예비역 장성은 "외형적으로 전력 변화가 없다고 하지만 붙박이로 주둔하며 지역 사정에 밝은 부대와 지역적 전문성이 결여된 부대의 전투력은 차이가 나기 마련"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 제2사단의 실제 병력이 사실상 없어진 데 이어 경제 여건이 더 안 좋아지면 순환 배치마저 영향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말이 보병사단일 뿐 미군에서도 가장 중무장한 사단으로 손꼽히던 미 2사단 산하 5개 여단은 1991년부터 이라크 전쟁 등에 따라 2개의 전투여단이 철수하고 마지막 남은 2개의 전투여단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해체되고 말았다. 유일하게 남은 210화력여단의 대대들은 미국 본토에 주둔하는 포병여단의 예하 대대를 데려와 레고식으로 조립한 부대인데다 순환 배치 대상이다. 한국군 편제를 기준으로 볼 때 순수한 2사단 직할 전투부대는 하나도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주한미군의 전략 변화도 예상된다. 평택을 베이스로 깔고 최소한의 지상군 병력을 유지하며 한국 내 기지를 동북아, 나아가 세계 전략을 위한 거점이자 정거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미 해병대의 한미합동훈련 강화와 공군 전력 증강 조짐도 지역 기동군으로 주한미군을 활용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읽힌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독자적 방위 능력 확충의 부담이 실질적으로 증가한 셈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