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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8월 17일] 입 닫고 귀 막은 국민은행
입력2009-08-16 20:39:15
수정
2009.08.16 20:39:15
“제가 개별적으로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
최근 기자가 국민은행의 한 임원에게 부동산 시장과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견해를 묻자 나온 답변이다. 이 말을 들은 기자는 허탈감부터 앞섰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이에 대한 고객들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또 최근에는 금리마저 뜀박질을 하면서 국민들의 부담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국내 소매금융 1위의 리딩 은행이면서 주택담보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하고 있는 은행 중 하나인 국민은행에서 아무런 의견이 없다니, 독자들에게 무슨 말을 전해야 하나 하는 아쉬움마저 생겼다.
기자의 능력이 부족해서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의 국민은행을 보면 언론에 입을 닫고 귀는 막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국민은행의 책임자 상당수가 공식적인 언급 자체를 꺼린다. 임원들이 이럴 정도이니 은행 전체적인 분위기는 말할 것도 없다. 업계에서는 경영진이 내부 문서나 관계자들 말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굉장히 꺼린다는 얘기가 나돈다. 어찌 됐든 언론에 정보를 제공한 사람은 끝까지 ‘색출(?)’해 책임을 묻는다는 말까지 있다.
물론 경영진은 은행 내부를 단속하고 대외비가 유출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입단속을 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은행은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국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만큼 적절한 정보와 견해를 국민과 언론에 알려줄 의무가 있다. 더군다나 국민은행은 업계 1위의 은행이다. 이런 은행에서 제대로 된 정보와 전망을 알리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어찌하라는 말인가.
언론은 은행이나 업체의 보도자료만 받아 쓰는 홍보기관이 아니다. 내부 단속도 좋지만 적절한 전망과 금융 상황에 대한 분석은 국민도 공유해야 한다. 은행은 일반 기업이 아니라 분명 공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그 때문에 은행이 위기에 처하면 정부가 곧바로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는가. 국민은행 경영진도 이 점을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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