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 2TV 수목드라마 ‘비밀’. 첫 방송 시청률 5%로 다소 저조한 출발을 보였지만 현재는 10주 연속 시청률 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는 ‘비밀’의 인기 비결 중에는 탁월한 연출기법이 있었다.
⋄소름 돋는 프롤로그 ‘눈치 채셨나요?’
칠흑 같은 어둠 속 깜빡이는 두 개의 빨간 등. 우두커니 서 있던 안도훈(배수빈)이 무언가를 강물 속에 던진다.
묘령의 물체는 끝도 없이 강물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여기에 섬뜩한 음향과 영상미가 영상 속에 녹아들며 긴장감을 극대화 시킨다. 이는 지난 24일 방송된 ‘비밀’ 10화에서 그려진 프롤로그다.
‘비밀’은 이처럼 해당 회 차의 가장 핵심이 되는 장면을 프롤로그로 연출하며 타 드라마와 확실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비밀'의 프롤로그는 1회성 이벤트가 아니었다. 도훈-유정의 슬픈 눈을 담은 1회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3회 교통사고 상상씬, 5회 출소하는 유정이 햇살을 마주하는 장면, 7회 세연이 폭풍의 언덕을 민혁에게 건네는 장면, 10회 도훈이 강가에 배회방지팔찌를 던지는 장면까지 중요 회차 마다 영화의 프롤로그를 차용하며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비밀’ 제작진은 “미스터리를 극대화한 최초 30초의 프롤로그로 시청자의 눈을 뗄 수 없도록 연출하고 있다”면서 “어느 회에 프롤로그가 나오는지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미심장한 복선 ‘소리가 먼저 보인다’
지성, 황정음, 배수빈의 열연과 빼어난 영상미는 ‘비밀’의 흥행 공식 중 하나다. 하지만 이에 앞서 들리는 의미 있게 강타하는 의미심장한 음향 역시 ‘비밀’의 보이지 않는 힘이다.
지난 10화에서 황정음이 건널목 위에 설치 된 CCTV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들리는 기차의 경고음과 이다희가 배수빈을 유혹하며 와인을 따라 줄 때 나온 와인음 그리고 배수빈이 강을 향해 던진 배회 방지 팔찌의 인식표가 물 속으로 끝없이 빠져 들어가는 소리 등 음향을 극대화한 연출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이는 극 속 인물들의 심리와 묘하게 맞물리며 향후 전개와 복선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OST의 환상적 앙상블
정통멜로에 힘을 실어 주는 ‘비밀’의 또 다른 비밀은 바로 OST에 있다. '눈물의 여왕' 황정음의 시련과 그의 아름다웠던 과거. 광기 어린 집착을 하지만 그 속엔 애틋한 정이 녹아있는 지성의 감정은 OST를 통해 극대화 된다.
먼저 황정음이 시련에 아파할 땐 ‘불치병’(나비)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다 “다시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 너를 버리고 버려도 결국 너로 채워져”란 가사가 더해지며 애처로움을 더한다.
배수빈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할 땐 “추억은 점점 밀려든다. 시린 상처가 돼 밀려온다”는 가사의 ‘그때로 가고 싶다’(김보경)가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
또한 그런 황정음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지성의 마음은 “나란 나쁜 놈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한 사람을 사랑해”란 가사가 어우러진 ‘그 사람’(구자명)을 통해 그려지고 있다. 이처럼 각각의 인물의 특성을 살린 테마곡과 상황과 꼭 맞아 떨어지는 가사는 ‘비밀’의 작품성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비밀’ 제작사는 “연출진이 극 중 인물들의 감정선과 OST를 맞물리게 하기 위해 상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같은 제작진의 노력을 시청자가 잘 이해하고 봐주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연출보고 소름 돋았다.”“의미심장한 연출에 압도당했다.”, “조명, 구도, 카메라 워킹 이 모든 것이 복선인 것 같아서 집중해서 드라마를 보고 있다.”, “ost까지 완벽한 드라마. 타이밍도 기가 막힌다”, “경음악부터 메인타이틀인 불치병까지 모든 음악에서 주인공들의 감정이 느껴진다.“,“물방울 소리까지 연기를 하는 것 같다.”,“제작진들의 노력이 느껴지는 드라마. ‘비밀’을 보고 있으면 내가 흐뭇하다.”,“예술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자동차 후미등을 활용한 연출은 화룡정점을 찍었다.”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비밀’에 대한 극찬을 이어갔다.
한편 '비밀'은 사랑하는 연인을 죽인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독한 정통 멜로로 지성, 황정음, 배수빈, 이다희가 출연한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KBS.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