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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버크셔해셔웨이 회장은 3일(현지시간) “적당한 가격에 한국 기업에 투자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시장을 높이 평가했다. 찰리 멍거 부회장은 “포스코를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라며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버핏 회장은 오는 7일 발표될 미국 ‘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해 “은행의 건전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버핏 회장은 테스트 대상인 19개 은행 모두가 ‘대마불사(too big to fail)’는 아니라고 지적한 뒤 “일부 은행은 다른 은행으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멍거 부회장도 “은행마다 비즈니스 모델이 다른데도 같은 잣대로 획일적으로 재단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비판했다. 버핏 회장과 멍거 부회장은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 폐막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두 사람은 공식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도 한국 특파원 등 일부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 흔쾌히 응했다. 다음은 버핏과의 일문일답. ( ) 안은 멍거 부회장의 추가 답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한국에 더 투자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는데 추가로 한국 기업을 사거나 포토폴리오를 조정한 것이 있는가. ▦우리가 주식을 갖고 있는 포스코는 매우 훌륭한(fabulous) 회사이다. 몇 개의 한국 기업들이 우리의 ‘레이더 스크린’에 올라 있다. (멍거 부회장에게) 당신이 투자하고 있는 세계 5개 국가 가운데 한국이 포함돼 있지 않나. (포스코는 기술과 조직ㆍ품질ㆍ경영 면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이다. 한국같이 작은 나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나오기가 쉽지 않는데 한국에는 포스코 수준의 훌륭한 기업이 더러 있다. ‘멍거 패밀리’의 해외 투자대상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3곳이다.) -추가 투자를 고려하는 회사 이름이나 산업 분야를 이야기해줄 수 있는가. ▦이름을 밝힐 수는 없다. 해당 산업의 기업 수가 많지 않아 업종을 밝히기도 곤란하다. -한국 경제에 대해 평가해달라. ▦앞으로 잘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특별히 제조업 분야가 강하다. 멍거 부회장과 나는 오랫동안 포스코가 세계 최고의 기업이라고 이야기해왔다. 올 들어 몇 개월 전에 포스코가 발행한 채권을 샀다. 우리는 해서웨이에 영향을 줄 만한 기업을 찾기 위해 몇몇 한국 기업을 주시하고 있으며 지난해 개인 자격으로 한국 주식을 추가로 사들였다. (멍거 부회장에게) 지난해 한국의 신세계에 관심이 있다고 했는데 투자했는가. (투자하지는 않았다.) -곧 발표될 ‘스트레스트 테스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번 테스트는 은행의 건전성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고 본다. 테스트 대상 19개 은행 모두가 ‘대마불사’는 아니다. 이 중 일부는 국민세금의 투입 없이 다른 은행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본다. 정부는 대형 은행을 절대로 망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소비자들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예금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 붕괴를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테스트 대상에는 해서웨이가 투자한 은행도 있는데. ▦우리가 투자한 3개 은행은 충분한 자본을 가지고 있다. 추가 자본확충은 필요 없을 것이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교훈을 찾는다면. ▦감독당국은 부동산 버블이 붕괴될지 몰랐고, 결국 이런 결함이 반세기 만의 최악의 경제위기로 몰고 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도한 대출을 줄여야 하고 시스템 붕괴를 막는 일이다. 또 과도한 보수체계도 손질해 성공에 대해 적절하게 보상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과거 수십년간에도 지금처럼 과도한 탐욕을 추구하지는 않았다. -파생상품을 ‘대량 살상무기’로 비판했는데 해서웨이가 파생상품에 투자한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 ▦거래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파생상품 투자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파생상품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시장이 있으면 적당한 가격에 투자할 수는 있다고 본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건강악화가 애플 경영에 영향을 주는데. ▦우리는 회사를 둘러싼 루머가 확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내용은 투명하게 밝힐 것이다. 그때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봐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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