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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중국의 성탄절과 소비진작

고진갑<베이징특파원>

지난 19일 베이징 중심가에 있는 옌사백화점 1층 크리스마스용품 판매코너. 고객들이 몰려 집안에 꾸밀 장식품을 고르는 데 여념이 없다. 바로 옆에 있는 산타인형 판매코너도 발 디딜 틈이 없기는 마찬가지. 인형 1개 가격이 50~500위앤(7,000~7만원)으로 다소 비싸다는 느낌이 드는데도 선물을 고르는 부모들의 손길은 바쁘다. 한 30대 주부는 “1년에 한번밖에 없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마련하는 데 값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아이가 선물을 받고 기뻐하면 그 자체로 만족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백화점뿐 만이 아니다. 호텔이나 고급 음식점 등에도 손님이 북적인다. 고객을 끌기 위한 아이디어도 기발하다. 휘황찬란한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는 것은 기본이다. 산타복장을 한 종업원의 서비스를 받는 것도 흔한 풍경이다. 포도주와 캔디ㆍ초콜릿 등도 공짜로 준다. 산타 할아버지가 집에 직접 찾아가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맞춤형 상품도 등장했다. 이처럼 지금 베이징은 성탄절로 분위기가 한껏 들떠 있다. ‘예수탄생일’을 축하하는 열기는 선진국의 그것에 전혀 손색이 없다. 그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장삿속이 보인다. 종교적인 의식이 강한 선진국의 경우와는 달리 중국의 성탄절은 상업적인 냄새가 짙다. 빈부ㆍ지역격차로 사회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오쩌둥(毛澤東)이 그토록 배격했던 자본주의식 외래문화의 표상인 성탄절의 분위기를 띄우면서까지 중국이 성탄절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어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다. 정부가 소비진작에 적극 나선 결과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의 12월 소매매출은 전월보다 20% 가량 늘어왔다. 높은 사회적 갈등요인과 외래문화의 침투에도 불구하고 소비진작을 위한 중국 지도부의 선택이 부럽다. 그만큼 중국이 내공을 쌓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국무총리가 선물을 돌리자며 소비진작을 외치는데도 경기는 갈수록 가라앉고 있는 한국이 참고해볼 만한 대목이다. 불확실성은 한꺼번에 해소되지 않는다. 작은 것에서부터 믿음을 심어줘 확실한 게 보인다면 소비는 절로 살아날 것이다. 말로만 소비진작을 외칠게 아니라 뭔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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