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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포털 '다음'의 '즐거운 실험'
입력2004-07-22 18:32:29
수정
2004.07.22 18:32:29
안길수 기자 (생활산업부)coolass@sed.co.kr
[기자의 눈] 포털 '다음'의 '즐거운 실험'
안길수 기자 (생활산업부)coolass@sed.co.kr
안길수 기자
포털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지난 15일 제주지점을 오픈하고 제주 이전 프로젝트인 ‘즐거운 실험’에 돌입했다.
국내 기업 중 제주로 본사 이전을 추진한 것은 다음이 처음이어서 정보기술(IT)업체뿐만 아니라 많은 호사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주 이전은 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실리와 직원복지 향상 및 지방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을 모두 충족시키기 위한 ‘즐거운 실험’이라는 게 이재웅 다음 사장의 말이다.
그러나 제주 이전을 바라보는 업계와 시장의 평가는 이 사장의 기대와는 전혀 딴판이다.
우선 실리를 내세우는 것은 국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제주 이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유능한 인력확보가 최대 관건인 IT업체가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인력 확보와 유지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주로 이전하면 휴양차 1~2년은 근무할 수 있겠지만 조만간 결혼 및 장래를 위해 30대 전후의 핵심 인력들이 서울로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항간에는 다음이 구조조정을 위해 제주 이전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린 게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명분 측면에서도 다음은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주도 이전을 추진했다고 밝혔으나 정작 많은 사람들은 본사 이전은 이 사장이 현정권의 수도이전과 지방균형 발전이라는 ‘정치적인’ 명분에 무게를 둔 판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제주 이전 하나 만으로 사회적 이슈로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다음측은 제주 이전은 확정된 것이 아니라 2년에 걸쳐 진행되는 ‘실험’일 뿐이라며 이 같은 해석과 소문을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들이 국내외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은 ‘이사 문제’하나를 놓고 회사의 역량과 관심을 지나치게 분산시키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다음은 오는 26일 2ㆍ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미 경쟁사인 NHN은 최대 실적을 올렸으며 한국시장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다음이 제주 이전이라는 ‘실험’에 너무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게 아닌지 주목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4-07-2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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