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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김 세지는 무역시장 ‘슈퍼 甲’ 중국...

원자바오 총리, EU와 정상회담서 작심한 듯 EU 압박

EU는 중국 관련 무역 분쟁 소극적 자세로 돌변

일본도 8월 수출 중국 리스크에 5.8% 급락

세계 무역시장에서 중국의 입김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인구 13억명의 소비 시장과 희토류 등 전략광물을 양손에 쥔 중국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영토 분쟁 등을 계기로 ‘슈퍼 갑’의 위치를 확고히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 첫날 모두발언에서 작심한 듯“EU가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부과한 중국산 무기수출 제한 조치를 풀고 중국산 제품의 관세를 철폐하라”고 단호하게 요구했다. 그는 또 “지난 10년간 이와 관련해 해법을 찾기 어려웠던 점이 매우 유감스러우며 EU가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나은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며 EU를 압박했다.



또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는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이동통신업계를 대상으로 지난 5월부터 진행해 오던 반 보조금 조사를 최근 중단했다. 카렐 데 휘흐트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증거 부족’을 조사 중단 이유로 밝혔지만 일부 회원국들과 에릭손,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 등 대형 업체들이 중국의 무역 보복 조치에 상당한 부담을 느껴 조사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토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도 중국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일 재무성은 8월 수출이 전년 대비 5.8% 줄어 총 7,541억엔의 무역 적자를 냈다고 20일 발표했다. 특히 일본 전체 수출시장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대 중국 수출액이 9.9%나 줄어 적자 폭을 키웠다. 자동차 부품 판매 호조 등을 바탕으로 대 미국 수출이 같은 기간 10.3%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하락세다.

중국의 산업생산이 줄어들고 있는 게 1차적인 이유지만 반일 감정 확산으로 인한 일본 제품 불매 효과도 작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영토 분쟁에서 일본이 저자세로 일관하는 것도 이러한 경제적 이유가 배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환율과 상품 시장도 중국의 동향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날 중국의 9월 HSBC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가 47.8로 공개돼 11개월 연속 경기 확장 기준치인 50을 밑돌자 구리 선물값이 떨어지는가 하면 주요 원자재 수출국인 호주달러 가치도 하락했다.

현재 중국에 큰 소리를 내는 나라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정도이지만 내년부터는 유화적인 자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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