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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깔끔·우아… 일본 예술이 와닿는 까닭

■ 달의 이면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개구리와 달팽이'로 유명한 일본의 선승 화가 센가이기본(仙崖義梵·1750~1837)의 그림들, 세계에서 가장 짧은 정형시인 하이쿠(俳句) 등은 문화적 배경 없이는 완벽한 이해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서양인 애호가를 확보하고 있다. 구조주의 인류학의 거장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의 지성 클로드 레비-스트로스(1908~2009)는 이를 두고 "일본 예술이 우리 마음에 와 닿는 것은 그 깔끔함, 우아함, 소박함, 엄격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센가이의 예술이나 하이쿠 등 간결함의 예술을 두고 그는 "일본인에게는 특유의 놀이문화가 있다"며 "일본이 소형 전자제품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월등한 이유가 이런 놀이기질 때문인지도 모르겠다"고 평했다.

일본에 대해 지나질 정도로 관대했던 저자는 생전에 일본을 주제로 다수의 글을 발표했지만 이 책은 기존 저서에 실리지 않은 것들만 추려 묶었다. 1979~2001년에 쓴 총 9편의 글은 신화와 역사·문학·음악·미술·요리 등 일본문화를 두루 통찰한다.

길지 않은 글들을 관통하는 것은 일본과 프랑스, 나아가 동양과 서양의 대칭적 사고 구조다. 표제인 '달의 이면'이란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구유럽 세계의 역사를 '달의 표면'이라고 할 때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하고 있는 인류의 신비로운 과거에 대한 단서를 의미한다.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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