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동십자각] 언어의 장벽부터 허물자

미국에 연수를 가거나 미국 지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한번쯤 가족들과 함께 자가용을 직접 몰고 동부에서 서부로 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을 낙으로 삼는다. 대평원을 가로질러 주요 도시를 돌아보고 5대호나 그랜드캐니언 같은 대자연을 접하면 본인은 물론 자녀들에게도 훌륭한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유럽은 철도망이 잘 발달돼 있고 국경을 이동하는 데 장벽도 없다. 유럽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역사ㆍ예술의 도시 파리나 유럽의 수도 브뤼셀 같은 곳에 가족들과 함께 한달 정도 묵으면서 유럽 전역을 돌아다녀봤으면 하는 꿈을 꾼다. 미국과 유럽이 여행하고 이동하기 편한 하나의 거대한 생활권역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동북아시아도 이처럼 하나의 거대한 생활권역으로 탄생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내년부터는 인천항에서 카페리에 자가용을 싣고 가 중국 전역을 직접 몰고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한중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 중국의 양대 항공사 중 하나인 둥팡(東方)항공은 이달 초 산둥(山東)성 주요 도시와 인천공항간의 항공요금을 절반가량 내렸다. 동북아 사통팔달(四通八達)의 시대가 이미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동북아 각국의 시민들이 일본으로 중국으로 러시아로 자가용을 몰고 여행하는 날도 머지않았다. 세상이 이렇게 살기 좋아지지만 우리가 계속 잘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노동집약적인 중소 제조업들은 벌써 중국으로 넘어갔다. 반도체ㆍ자동차ㆍ조선ㆍ철강 등 내로라하는 우리의 세계 1등 산업들도 중국의 급속한 기술력 추격으로 밀려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 우리는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동북아 물류ㆍ금융ㆍ관광ㆍ첨단산업의 허브로 성장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행동이 제대로 뒤따르지 못한다. 허브가 되려면 무엇보다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 된 지 오래다. 언어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의 바탕이다. 싱가포르 국민이 2~3개 국어를, 네덜란드 국민이 3~4개 국어를 구사하듯이 우리 국민들도 영어를 토대로 중국어ㆍ일본어까지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서울이 동북아의 실질적인 수도로, 부산이 동북아의 물류 중심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언어의 장벽부터 허물자. 미래를 위해, 생존을 위해 대립과 분열의 시대를 접고 가슴을 열고 힘을 모아나가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