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마이크로 블로그(Micro-blog)의 열풍이 거세다. 짧은 단문 메시지 하나로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인들이 공유한다. 지난달 이란 테헤란의 반정부 시위 때 생생한 현장 소식과 함께 26살 여대생 내다 솔타니 양의 죽음을 맨 처음 세상에 알린 것은 트위터였다. 최근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사망도 네티즌들이 트위터를 통해 이 소식을 주변에 알리면서 전세계적인 추모의 물결로 연결됐다. 국내서도 최근 김연아 선수나 이외수 소설가가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바야흐로 유명해 지고 싶으면 이제 마이크로 블로그에 글을 올려야 하는 세상이 된 셈이다. 이러한 마이크로 블로그의 놀라운 전파력은 과거 걸프전(1991년)이나 아프간 전쟁(2001년) 때 미국의 CNN방송이 인류사상 최초로 전쟁 생중계를 했던 것에 비견된다. 소셜 네트?m 서비스(SNS)의 일종인 마이크로 블로그가 과연 인터넷 의사소통의 새로운 진화를 이끌 수 있을까. 지구촌 네티즌들에게 새로운 신드롬으로 등장한 마이크로 블로그의 세계를 짚어 본다. ◇인터넷 휩쓰는 마이크로 블로그 열풍 = 마이크로 블로그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트위터(twitter.com)는 지난 2006년 3월 벤처 사업가인 에반 윌리엄스(Evan Williams)와 엔지니어 잭도시(Jack Dorsey) 등에 의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창립됐다. 수익성보다는 최대의 네티즌들에게 최대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추구한다. 기존 블로그보다 훨씬 짧은 140자 이내의 글로 소통하며 일단 올라간 정보는 관계맺기(1촌, 친구 등)로 연결된 가입자들의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자동 전송된다. 그간 나온 인터넷 서비스인 커뮤니티, 미니홈피, 블로그, 메신저 등의 기능을 합쳐 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트위터는 올 초까지만 해도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기존 인터넷 포털 업체들이 제공한 이메일, 카페, 블로그를 통한 네티즌 장악력이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그랬다. 더구나한국은 싼 값에 핸드폰을 통해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국내외에서 트위터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온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2월 47만5,000명에 불과했던 트위터 이용자는 올 2월 700만명, 5월 1,820만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한국판 서비스가 따로 없는 국내서도 트위터 이용자수는 지난 1월 1만5,000명에서 6월 58만명으로 급속히 증가했다는 게 랭키닷컴의 집계다. 트위터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도 등장했다. 미국에서 이미 트위터의 정보교환 방식을 본 뜬 플리커(Flickr), 빙(Bing) 등이 수십개 등장했는가 하면, 한국서도 올들어 미투데이, 플레이톡 등이 트위터를 모방하며 부지런히 ‘따라 하기’를 하고 있다. ◇’트위터의 지배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 트위터를 비롯한 마이크로 블로그의 최대 강점은 신속함과 간결한 정보다. 별다른 정보처리 과정과 데스킹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생생한 현장 정보를 글이든 사진이든 동영상으로 곧바로 올릴 수 있다. 이는 가입자들의 단말기를 통해 전 세계로 파급된다. 최근 이란 시위 현장에서 CNN을 무색케했던 위력을 발휘했던 ‘change for iran’이라는 한 이란인 트위터의 계정에는 순식간에 6,000명의 추종자(Follower)가 따라 붙었다 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각 국의 대기업들도 트위터를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하고 있다. 트위터에 딸린 수많은 네트즌들의 입소문만 제대로 타면 수만금을 들여 신문ㆍ방송 광고 한 번 낸 것보다 훨씬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6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디그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웹사이트가 전통 매체인 신문, 텔레비전 등을 누르고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의 홍보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변화는 언론인과 일반인의 구분이 희미해지고, 한 명의 트위터가 보유한 수많은 추종자들이 신문, 방송보다 더 낫다는 분석에서부터 시작된다. 쉽게 말해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매스커뮤니케이션보다 관심 있는 몇 명이 만들어내는 입소문이 기업 광고에 더 보탬이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IHT는 요즘 기업 홍보 담당자들은 기존의 신문이나 방송 등 매체 기자들과 상대하는 대신 수천, 수만명의 추종자들을 거느린 블로거나 트위터 사용자들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자들을 만나는 것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관련된 내용이 한 번 뜨는 게 시장에서 더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트위터는 마감시한이 없어 언제든지 정보를 게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무선인터넷 요금 인하가 최대 관건 =마이크로 블로그는 이미 정치적으로도 선거 캠페인의 유력한 수단으로 등장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마바 대통령이 여러 마타도어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없이 지지자들을 결집시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트위터 덕분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6월 방미 중 조지워싱턴대 강연 중에서 “새로운 기술과 문명의 등장으로 우리가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는 방식들도 획기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아직 가입하진 않았지만 트위터 가입을 생각해 보려고 한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트위터 등 마이크로 블로그가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보의 진실성이 최초 정보 제공자의 판단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는 점이다. 정보에 대한 데스킹 기능이 없기 때문에 최초 정보 제공자가 사건을 어떻게 보고 이해하느냐에 따라 다른 추종자들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보가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가입절차가 의외로 간단하다는 점 때문에 기업체나 유명 인사의 이름을 사칭해 스팸메일 및 사기성 홍보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국내 활성화 여부에 대해서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트위터의 가장 큰 편의성은 모바일 이용에 있는데, 국내에서는 기술적으로 모바일보다는 초고속 인터넷 쪽으로 치우친 기술 발전을 이뤄 와 이용환경이 외국과는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바일 데이터 이용 요금도 스마트폰 보급이 활성화 된 미국 등지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돼 있어 모바일 이용 확대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인터넷 환경이 모바일이 주도하는 미국과 상당히 다른 게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개방적인 한국의 네티즌들의 성향을 고려할 때 계기만 주어지면 트위터 방식의 SNS가 세대와 지역을 뛰어 넘는 새로운 의사소통 도구로 급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을 굴복시킨 '트위터의 힘'
'위구르 시위 사태' 실상 보도로 中 왜곡보도 뒤집어 트위터의 위력은 중국의 삼엄한 인터넷 통제망도 뚫었다. 최근 중국 신장위구르 시위 사태의 생생한 실상을 전세계로 알리면서 중국 정보당국의 사실 왜곡 시도를 사전에 견제한 것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터진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의 시위 현장에 있던 한 미국인은 현장의 유혈 시위 사태를 재빨리 자신이 가입한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에 시위에 관한 각종 소식과 사진, 동영상들이 게재된 시점은 중국 관영매체들의 보도보다 앞섰다. 중국 CCTV는 하루 뒤인 6일 정오 시위장면을 내보냈고 신화통신도 이날 오후 시위로 인한 사상자 수 정도만 보도했다. 특히 정부의 통제하에 있는 관영매체들은 위구르족 시위대가 경찰에 돌을 던지고 차량에 불을 지르는 장면 등 시위대의 난동을 강조하는 장면들만 주로 내보냈다. 반면 트위터에는 위구르족의 평화적 시위를 공안이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내용의 콘텐츠 등이 올라와 중국 정부의 공식발표와 상반되는 실태가 드러났다. 이는 트위트 사용자들간에 급속하게 퍼져 중국 정부의 폭력 진압을 비난하고 소수 민족인 위그루족의 독립을 지지하는 국제 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번 위구르 시위 사태를 이례적으로 서방 언론에 즉각 브리핑하며 국제 여론을 통제하려 했던 중국 당국의 시도는 결국 트위터 때문에 실패하고 말았다. 중국은 이미 지난 6월 2일 중국 내국인들의 트위터를 비롯한 플리커(Flickr), 빙(Bing), 핫메일(Hotmail.com)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접속을 모두 차단시켰다. 앞으로 워드프레스(Wordpress), 유투브(YouTube), 블로거(Blogger) 등과의 연결도 역시 차단한다는 게 중국 당국의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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