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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침체 1년 정도 간다"

"FRB 금리인하는 뒷북처방 되풀이" 비판도<br>"영국등서 주택거품 터질것" "아시아 파급 제한적"<br>글로벌 경제 동반하락 여부싸고 견해 엇갈려

23일(현지시간) 스위스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ㆍ일명 다보스포럼)에서 미국의 경기침체가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정치ㆍ경제계 인사들은 미국 경제가 침체 상황에 빠졌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뒷북 처방을 한 데 대해 대체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미국 경제 처방에 대한 정확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미국 경기침체로 글로벌 경제가 동반 하락할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성장기반이 튼튼하기 때문에 브릭스(BRICs) 등 신흥경제국들이 미국의 경기침체를 버텨나갈 것이라고 보는 견해와 미국 침체의 여파로 성장력을 잃게 된다는 우려가 섞여 나왔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들어가고 있다는 데 대해 경고가 터져나왔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미국 모기지 위기가 소비자와 기업들의 자금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이는 부도율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새로운 원인이 되고 있다”며 “향후 12개월 동안 미국 경제의 심각한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루비니는 1년 전 미국 주택시장 부진과 이에 따른 신용시장 경색을 정확히 예측한 바 있다. 그는 “FRB가 계속해서 금리를 내리겠지만 이는 단지 경기가 더 깊게 추락하는 것을 어느 정도 지연시키는 것일 뿐 경기하강 국면 자체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지역 회장은 “미 행정부와 FRB는 주택시장과 증시에 끼여 있는 자산 거품을 해소하지 않고 대신 거품이 터지기를 기다렸다가 사후 뒷정리를 하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며 “이는 과거 혼란을 초래했던 것과 같은 방식의 반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FRB의 행동은 무모하고 위험하며 새로운 자산가격 거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FRB의 처방에 대해 옹호하는 의견도 있지만 비판론자의 목소리를 누르지는 못했다. 세계적인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공동 창업자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은 “FRB의 금리인하가 도움을 줬고 미국 정부의 부양책도 보탬을 될 것”이라며 “경기후퇴를 피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을 대신해 참석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최근 미국 금융시장의 급변동을 걱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미국 경제는 탄력성이 있고 기초는 튼튼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글로벌 경기침체가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 경제의 침체가 오래 지속될 경우 나머지 전세계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며 영국이나 스페인 등에서 주택 거품이 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미국 정유사 셰브런의 데이비드 오릴리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미국 경기침체가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확대해석에 이의를 제기했다. 아시아 출신 경제인들은 미국 경기침체의 아시아 경제로의 파급이 극히 제한적이며 새로운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등장한 브릭스 국가들의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주장했다. 위융딩(余永定) 중국사회과학원 소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 국가들은 현재 미국 경제와 디커플링(비동조화)되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말 나스 인도 통상장관도 “동아시아는 미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이전보다 낮아졌으며 인도 경제 역시 해외 투자자들보다 국내 수요에 의한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위 소장은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서서히 실업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매년 2,400만명의 고용창출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중국 경제가 해외 수요에 의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는 바이오연료 생산 등으로 인한 식량 가격 급등에 대한 개발도상국들의 우려도 제기됐다. 나이지리아 재무장관 출신인 오콘조 이웨아라 세계은행 운영이사는 “아프리카 도시 지역이 식량 가격 급등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나스 장관 역시 “하루 2끼로 이어가고 있는 인도의 빈민층들이 2,500만명이나 된다”고 우려했다. 이웨아라 이사는 “내년에는 식량 문제가 다보스포럼의 주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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