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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러 정상회담의 경제적 성과
입력2004-09-22 17:11:42
수정
2004.09.22 17:11:42
러시아를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양국관계를 상호 신뢰하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10개항의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공동선언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 재확인, 대량파괴무기 비확산, 정상회담의 정례화 등의 정치ㆍ군사적 사안 외에 양국간 실질적이고 경제협력 방안을 포함하고 있어 주목된다.
에너지ㆍ철도ㆍ우주기술ㆍ정보기술(IT)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구체적이고 호혜적인 방안에 합의가 이뤄져 러시아가 새로운 경제파트너로 자리매김할 토대가 마련된 의미는 실로 크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성과는 활발한 자원외교를 펼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러시아ㆍ카자흐스탄과 공동 개발하기로 해 확보한 석유는 25억배럴에 달하며 이는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개발한 실적의 네 배에 달한다. 지나치게 높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의 사업성공 여하에 따라 협력사업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거의 모든 원유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고유가 충격에 매우 취약한 우리 경제에 새로운 숨통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낭보가 아닐 수 없다.
다만 동시베리아의 가스전 개발과 송유관 건설 사업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계속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의 연결사업도 이번에 합의하기는 했으나 북한과의 협력문제가 남아있는 만큼 남북간의 협의에서 돌파구를 열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러시아가 세계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우주기술과 군사기술에 협력하기로 한 것은 국내기술의 선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과거 러시아와의 경제관계는 경협자금을 둘러싼 불협화음과 러시아의 정치불안 등의 영향으로 활발치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유가급등과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등으로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 기업의 러시아 진출에 탄력이 붙고 있는 것은 흐뭇한 소식이다. 제2의 중국으로 부상할 높은 개발잠재력을 가진 러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야 한다.
그런 점에서 러시아를 방문한 노 대통령이 “밖에 나와 보니 기업 따로, 정부 따로가 아니고 함께 손잡고 뛰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 것은 세일즈 외교의 핵심을 찌른 매우 반가운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나와 보니 기업이 바로 나라”라는 대통령의 인식이 귀국 후 기업의 기를 살리는 후속조치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외국시장 진출 뿐 아니라 국내 경제위기 극복도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이 합심할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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