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하루하루 살기도 바쁘고 현실에 쫓기는 터라 준비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주택대출 이자에 자녀 교육비 등 경제적인 측면으로 볼 때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건 정말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게 은퇴준비를 소홀히 하는 유일한 원인은 아닌 것 같다. 100세시대를 준비한다는 것이 정말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다이어트를 할 때 의욕이 너무 앞서 거창한 운동계획을 세우거나 무리한 식이요법을 하게 되면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 대신 걷는 양을 조금 더 늘리고 취침 전 간식을 먹지 않는 약간의 변화만으로 다이어트 성공 확률도 높이고 요요현상 같은 부작용도 없애는 것이 효과적이다.
100세시대를 준비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 있다. 일상생활에서 쓰지 않아도 되는 돈에 대해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은퇴준비도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그럼 무심코 쓰고 있는 비용들 중 미래를 위해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을 몇 가지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점심식사 후 커피전문점에서 먹는 달콤한 '카라멜 마끼아또'를 참는다면 월 10만8,000원(1잔 5,400원 X 20일)을 절약할 수 있다. 또 흡연자가 금연을 실행한다면 월 3만7,500원(이틀에 1갑 2,500원 X 15갑)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갈수록 흡연자에게 불리한 세상이 되니 이 방법은 꼭 추천하고 싶다. 술자리는 사람 사이의 관계개선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역시 과하면 좋을 게 없다. 횟수를 줄이든, 먹는 양을 줄이든 3분의 1 정도를 줄인다면 월 10만원(직장인 월평균 술자리 비용 29만원) 정도는 더 저축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상생활에서 자가용이나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고 그 비용을 조금 줄여보자. 월 7만5,000원(1회 1만5,000원 X 5회) 정도는 절약이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일상생활 속에서 추가로 절약한 금액을 모두 따져보니 월 33만원이 조금 넘는데 1년이면 연금저축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간한도 400만원 정도가 만들어 진다.
여기서 월 33만원을 연금펀드와 같은 금융투자상품을 이용해 연 7.5% 수익률을 기대하며 저축한다고 가정하면 30년 뒤에는 약 4억3,000만원의 자산을 만들 수 있다. 이는 현재가치 기준으로 월 150만원씩 사용한다면 단순연수로 약 12년, 잔여분에 대한 계속 투자를 가정하면 약 17년간의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금액이며, 수익성과에 따라서 훨씬 더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는 자산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이처럼 커피값, 담뱃값, 술값, 택시비 등 한 번에 많은 비용들이 나가지 않아 사소하게 생각했던 금액만 모아도 적지 않은 자산이 만들어 지는 것을 보면 은퇴준비를 꼭 어렵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게다가 한 가지 더 재미있는 점은 모두 다이어트나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다. 조금씩이라도 100세시대를 준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건강도 챙겨지는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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