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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 삶 다룬 장편 … 퓰리처상 받아

■고아원 원장의 아들

애덤 존슨 지음, 아산정책연구원 펴냄


"이따금 공장에서 고아원 아이들을 뽑아 쓰러 왔는데, 봄에는 주로 중국 억양을 쓰는 남자들이 아이들을 데려갔다. 아이들은 여름에는 모래주머니를 만들고 겨울에는 쇠막대기로 부두의 얼음을 깼다. (중략) 한번은 철도 화물차에서 소금처럼 보이는 하얀 가루를 퍼내는 작업을 했다. 몸에서 땀이 나기 시작하자 아이들의 얼굴, 손, 심지어 이까지 빨갛게 변했다. 그들이 퍼내던 하얀 가루는 페인트 공장에서 쓰는 화학 약품이었다. 그들은 몇 주 동안 빨갛게 된 채 지냈다." (본문 중에서)

베일에 가려 있던 북한 문제를 다뤄 지난해 퓰리처상을 수상한 장편소설 '고아원 원장의 아들'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저자인 애덤 존슨 스탠포드대 영문과 교수는 북한의 압제 정권 하에서 자유를 추구하는 '준도'의 일대기를 대담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필체로 표현한다.

소설은 북한의 고아원에서 자라나 군인과 스파이, 납치범으로 살아가는 주인공 '박준도'가 여배우 '순문'을 만나 사랑에 빠지며 의붓아들을 북한에서 빼내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이 김정일 정권에 대항하는 내용도 나온다. 저자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사치스럽고 별난 행동에 영감을 받아 작품을 쓰기 시작했으며 탈북 반체제 인사가 저술한 책 등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집필을 위해 북한을 며칠 동안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이 작품은 퓰리처상 역사상 북한 문제를 다룬 첫 소설로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15개국에 출간됐으며 이번에 한글 번역본이 국내에 선보이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덤 존슨은 부조리함으로부터 잔학무도함까지 온갖 이야기를 능수능란하게 풀어내는 대단히 유연한 작가"라며 "우리는 그 낯선 장소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때마침 등장한 이 멋진 소설을 통해 대단히 염려스러운 그곳의 현실을 엿볼 수 있다"고 추천평을 남겼다.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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