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한 시 주석은 7일(현지시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국영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이 카자흐스탄의 카샤간 유전개발사업에 50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8.33%를 확보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이외에도 주로 에너지자원 분야에 집중된 20여개의 투자협정을 통해 카자흐스탄에 260억달러 상당의 투자를 약속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카스피해에 위치한 카샤간 유전은 추정 매장량이 380억배럴로 최근 50년간 전세계에서 발견된 유전 가운데 최대 규모다. 중국의 유전개발 참여는 구소련 영토였으며 여전히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한 이 지역에서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역을 확대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이번 투자협정은 이 지역 유전에 참여하고자 기회를 엿보고 있는 신흥국 라이벌 인도의 손길을 차단하는 효과도 거두게 됐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시 주석은 또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대에서 한 강연에서 중국과 중앙아시아 각국의 교통망을 연결해 태평양부터 발트해를 잇는 새로운 '실크로드 경제권'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시 주석은 또 투자 및 무역협력 강화, 위안화 등 지역통화를 통한 국제결제 확대 등도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구상은 중앙아시아를 중국의 영향권에 끌어들여 미국의 아시아 중시전략에 맞서는 배후기지를 구축하고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 주석은 중국이 역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팽창정책을 추구할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를 의식해 "(중앙아시아에서) 지배적 위치를 추구하지 않으며 세력권을 확대하려는 의도도 없다"고 강연을 통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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