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제조업체의 국내 U턴을 위한 법제화가 아직 현실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해외 기업의 국내 복귀를 위해 이미 지난해 4월 세부안을 마련한 후 11월에는 지원근거가 되는 법률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40개 기업에서 국내 복귀를 위한 상담에 참여하는 등 반응도 괜찮은 편이다. 그런데도 관련법안은 두 달째 국회 서랍에서 한번도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개원 여부가 극히 불투명한 임시국회가 설령 열려도 정부조직 개편안,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청문회, 정치쇄신 과제, 쌍용차 사태 등 현안 처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해외로 나간 기업을 자국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은 이미 세계적인 대세다. 미국의 경우 제너럴모터스(GM)와 월풀ㆍ제너럴일렉트릭(GE) 등이 자국 내에서 인력을 채용하거나 빠져나간 공장을 다시 들어오게 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아웃소싱의 대명사인 애플조차 미국 내 생산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캐논이 생산공장 투자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도요타ㆍ혼다 등이 신공장을 설립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모두 세제 등 강력한 유인책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법조차 통과되지 않은 우리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다.
제조업체의 국내 복귀 유인책은 경제민주화라는 틀 속에서 진행된 정치권의 각종 반기업적 행보와 그물망처럼 촘촘한 규제 등으로 위축된 기업들에는 그나마 기댈 수 있는 한 줄기 빛과 같은 것이다. 경기침체로 상대적 고통이 심한 비수도권 지역의 경제 활성화는 물론 전체적인 고용증대까지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법제화가 이뤄져야 가능하다. 법 제정이 늦어질수록 경쟁력도 떨어지게 돼 있다. 머뭇거리는 우리와 달리 다른 나라들의 달리는 속도가 무섭다. 국회의 조속한 입법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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