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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페어플레이 실종된 용산역세권 다툼


정보과잉의 시대다. 어떤 정보가 진실이며 사실인지, 어떤 정보가 거짓이며 허위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이는 기자도 마찬가지다. 기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은 소위 ‘물 먹는다‘고 표현되는 낙종(落種)이 아니다. 오히려 잘못된 사실을 전달하는 '오보(誤報)'를 가장 두려워한다.

현대는 정보과잉의 시대이면서 동시에 철저한 정보통제의 시대다. 특히 기업과 관련한 정보는 철저한 통제 아래 이뤄진다. 기업 홍보팀은 그래서 존재한다. 정보 출입창구를 단일화하고 공식화된 정보를 외부로 내보낸다. 일단 기자들은 홍보팀의 정보에 어느 수준까지는 신뢰를 보낸다. 적어도 허위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리지는 않는다는 믿음 때문이다.

최근 용산개발사업과 관련해 롯데관광개발 홍보를 담당하는 한 인사의 전화를 받았다. 용산개발사업이 좌초될 경우에 대비해 이 사업의 자산관리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이 시행사 드림허브PFV의 최대주주인 코레일에 3조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제기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법률자문을 의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내용은 사실이 아니었다. 드림허브의 공식 홍보창구인 용산역세권개발 홍보팀은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드림허브의 위탁사인 용산역세권개발이 드림허브 이사들에 대한 소송 당사자 지위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 출자사 관계자가 용산역세권개발의 명의를 도용한 것이며 코레일을 상대로 한 손배소 검토는 이사회에서 논의조차 안 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사건은 한바탕 해프닝으로 끝났다. 하지만 단순한 해프닝의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우선 롯데관광개발은 이번 사건으로 정보제공에 대한 언론의 신뢰를 잃게 됐다. 동시에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간 갈등이 생각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리게 됐다. 둘 중 하나는 사업에서 빠져야 갈등이 봉합될 것이라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30조원이 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갈등과 이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내용까지 들먹이며 언론을 이용하는 것은 도를 넘어섰다. 스포츠에만 페어플레이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수많은 국민들이 용산개발사업을 주목하고 있음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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