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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일본그림 이야기

■ 붓의 노래 (피터 드러커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1909~2005)는 일본화(畵) 애호가였다. 1934년 런던의 금융기관에서 일하던 시절 소나기를 피해 들어간 로열아카데미 미술관에서 일본화 전시를 본 뒤로 그는 열정적으로 일본화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1975년부터는 퍼모나 대학 등지에서 동양미술강좌를 개설해 강의했고 1979년에는 수집한 일본화들을 '산소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5개 도시에서 순회 전시하기도 했다. 드러커가 "나는 일본을 알기 위해 일본화를 본다"고 말한 것처럼 그는 그림을 예찬하면서 동시에 일본 회화의 미학 속에 담긴 일본 문화와 일본적 현상의 전형을 꿰뚫었다. 일본의 풍경화를 보면 일본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와레와레 니혼진" 즉 '우리 일본인들은'이라는 말의 숨은 뜻을 알 수 있다. 드러커는"일본의 풍경 화가가 그린 풍경화는 일본인으로서 존재의 무게중심을 나타내는 정신의 풍경, 즉 내면세계를 의미한다. 그런 풍경은 말하자면 일본 그 자체다"라고 분석했다. 저자는 일본인들이 실질적으로 독특하다기 보다는 일본인들이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결국 '와레와레 니혼진'은 '우리 일본인들은 너무 달라서 당신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함의를 품고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또한 엄격하고 금욕적인 그림과 화려하고 채색적인 그림이 공존하는 일본화의 특징은 '양극성'을 갖고 있는 일본인의 내면과도 연결된다. 한편 일본인의 본성과 성취욕이 드러나는 하쿠인 에카쿠의 '달마도', 통제되고 균형 힌 구도와 정교한 붓놀림에서 피카소를 떠올리게 한다는 센가이 기본의 '개구리와 달팽이' 등 일본화를 분석하는 작가의 심미안을 따라다니는 것도 흥미롭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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