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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을 노리는 문학진 통합민주당 후보와 중소기업청장 출신의 이현재 한나라당 후보가 맞붙는 경기 하남.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다소 앞서지만 적지않은 부동층 탓에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 듯 문 후보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가뜩이나 8년 전 선거에서 3표 차로 낙선해 ‘문세표’로 불리는 문 후보. 그는 “공식 개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고삐를 풀지 않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이 후보 또한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며 추격의 의지를 보였다. 두 후보 모두 부동층의 향배가 승부를 가름할 것이라는 점에 이론이 없다. 부동층을 잡기 위한 두 후보의 전략은 확연히 구분된다. ‘최고경영자(CEO)형 청장’을 자처한 이 후보는 ‘경제 살리기’를 전면에 내걸었다. 3일 신정2동사무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서민경제를 살려달라”는 청소도우미의 말에 이 후보는 “저만 믿으십시오”라며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 때문에 초반에 고전했지만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문 후보의 선거전략은 소박하면서도 지역민들과 호흡을 함께할 수 있는‘거리청소’. 문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은 요란한 로고송 대신 매일 아침 빗자루를 들고 거리를 쓸며 표심을 얻고 있다. 하지만 두 후보의 이러한 노력이 부동층의 마음을 부여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양 측 진영의 공약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원인. 지역 최대 이슈인 광역화장장 유치에 모두 반대하는데다 그린벨트 규제 완화 역시 공통 공약이다. 신정동의 한 분식집 주인은 “공약이 모두 비슷해 어느 쪽에 투표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고민을 전했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모(55)씨 역시 “투표율이 50%라도 나오면 다행”이라며 “심지어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라 말했다. 두 후보 외에 이 지역에는 유성근 자유선진당, 박영길 친박연대 후보가 천현공원 등에서 유세활동을 하며 추격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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